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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CDATA[:: evangelion fanfiction Renewal ::>사이트메인 > 팬픽션 > Genesis Q]]></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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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CDATA[일본의 인기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의 팬 픽션 사이트입니다.저희 사이트에서는 번역팬픽션을 제공드리고 있습니다.원작을 뛰어넘는 스토리의 팬픽션을 만나보세요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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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Copyright(c) NOWCOM Corp. All Rights Reserved.</copyright>
<pubDate>Wed, 03 Dec 2008 12:04:1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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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Genesis Q : 제25화 결전 제 3 신토쿄시 - Part.H</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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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Genesis Q : 제25화 Part.H&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무덤의 어둑한 어둠 속에서 카이 요시하루는 잠든 것처럼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는다. 흔들의자의 한 부품이기라도 하듯이 조용히 그곳에 계속 존재하고만 있다. 그 옆에는 명상하듯이 눈을 감은 호바 이브의 모습이 있다. 날씬한 큰 키, 팔짱을 낀 두 팔, 그 모습은 혼이 깃들지 않은 석상을 연상시켰다. 니콜라스는 황홀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lt;BR&gt;&lt;BR&gt;그런 이브가 소리없이 눈을 뜬다. 무엇인가를 확인하듯이 높게 어둠속에 스며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천장을 올려다본다.&lt;BR&gt;&lt;BR&gt;&quot;니콜라스, 이리 오렴.&quot;&lt;BR&gt;&lt;BR&gt;니콜라스는 잘 훈련받은 군견처럼 그 명령을 따랐다. 이브의 눈을 보는 것만으로 깨닫는다. 어머님께서는 갈증이 나 계신다. 주저없이 야전복의 옷깃을 풀어 소녀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하얗고 화사한 목을 드러낸다. 이브는 니콜라스의 등 뒤로 천천히 돌아가더니 입술로 핥듯이 가까이 입술을 가져가면서 조용히 니콜라스에게 속삭인다.&lt;BR&gt;&lt;BR&gt;&quot;노엘들은 전멸한 모양이구나.&quot;&lt;BR&gt;&lt;BR&gt;니콜라스의 상기된 머리에서 단숨에 핏기가 가셨다.&lt;BR&gt;&lt;BR&gt;&quot;요시하루, 네가 예상한 대로야. 루시퍼의 「성배」가 발현됐어.&quot;&lt;BR&gt;&lt;BR&gt;사라질 것처럼 희미하게 &quot;그런가&quot; 라는 말이 들렸다.&lt;BR&gt;&lt;BR&gt;&quot;나는 말이지, 니콜라스. 운명을 자신의 의지로 끌어당기고자 싸우는 아이를 좋아해. 너희가 나보다 앞서겠다고 한 것은, 그것은 그것대로 큰 성장이라고도 생각했어. 하지만 너는, 아니, 너희는 내기에서 진 거야. 알겠니.&quot;&lt;BR&gt;&lt;BR&gt;니콜라스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한다. 혼란의 폭풍 속에서 꼼짝도 하지 못한다.&lt;BR&gt;&lt;BR&gt;&quot;진 거야. 그러니까, 이것으로 끝이란다.&quot;&lt;BR&gt;&lt;BR&gt;이브의 입술이 니콜라스의 목에 닿았다.&lt;BR&gt;&lt;BR&gt;&quot;그만두도록 해, 호바.&quot;&lt;BR&gt;&lt;BR&gt;힘없이 제지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lt;BR&gt;&lt;BR&gt;그토록 바라고 애태웠던 이브 어머님의 입맞춤인데도…… 그 이상의 시간은 없었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끝났다.&lt;BR&gt;&lt;BR&gt;&quot;수고했어, 니콜라스. 편히 쉬도록 하렴.&quot;&lt;BR&gt;&lt;BR&gt;자애가 담긴 말투로 이브는 니콜라스를 놓았다. 흥미가 없어진 인형을 내버리듯이. 니콜라스는 아무런 저항도 보이지 않고 바닥에 쓰러져서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늘어진 입가에서 침이 조금 흘러나오고, 그 눈은 어두워 한 가닥의 빛도 깃들어 있지 않다.&lt;BR&gt;&lt;BR&gt;&quot;먹었군, 또다시.&quot;&lt;BR&gt;&lt;BR&gt;목소리에 힘은 없었지만 뚜렷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카이에게 눈길을 주며 이브는 미소짓는다.&lt;BR&gt;&lt;BR&gt;&quot;어째서지, 니콜라스는 네가 마음에 들어했을 텐데.&quot;&lt;BR&gt;&lt;BR&gt;&quot;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먹은 거지.&quot;&lt;BR&gt;&lt;BR&gt;&quot;내 앞에서는 더 이상 먹지 않겠다고 약속했잖나.&quot;&lt;BR&gt;&lt;BR&gt;&quot;내가 지킬 거라고 생각했어?&quot;&lt;BR&gt;&lt;BR&gt;오히려 우습다는 듯이 이브는 묻는다. 돌아보지도 일어나지도 못하는 카이에게.&lt;BR&gt;&lt;BR&gt;&quot;「신을 먹는 자」를 나에게 심은 것은 당신이야.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quot;&lt;BR&gt;&lt;BR&gt;카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지친 듯이 무거운 침묵만을 뱉어낸다.&lt;BR&gt;&lt;BR&gt;&quot;내 식사를 그만두게 하고 싶다면 어서 내 시간을 멈추도록 해. 내가 먹보인 건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게다가 가끔은 오리지널도 맛보고 싶은걸. 틀림없이 농후하고 자극적이겠지.&quot;&lt;BR&gt;&lt;BR&gt;이브는 애교마저 담고 미소짓는다. 자신을 연모하며 쓰러진 소년들에 대한 일은 기억조차 하고 있지 않다는 듯이. 오늘 밤 저녁 식사 메뉴에 대해서 생각하기라도 하듯이. 보름달이 뜬 밤에 마녀가 노래를 부르듯이.&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quot;잘 와 줬어, 신지 군.&quot;&lt;BR&gt;&lt;BR&gt;나기사 카오루는 진심에서 우러나는 우애를 말에 담아 신지를 맞이했다.&lt;BR&gt;&lt;BR&gt;&quot;겨우 여기까지 왔어, 카오루 군.&quot;&lt;BR&gt;&lt;BR&gt;이카리 신지는 긴장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싸움을 앞두고 고조되어 떨리는 것이라 믿고 싶다.&lt;BR&gt;&lt;BR&gt;&quot;미즈호는 되돌려 받았어.&quot;&lt;BR&gt;&lt;BR&gt;노력해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lt;BR&gt;&lt;BR&gt;&quot;레이와 아스카도 돌려 받아야겠어.&quot;&lt;BR&gt;&lt;BR&gt;카오루는 미소짓고 있다. 절친한 친구의 모습에 과장 없이 빛나는 듯한 웃음을 보내고 있다. 모든 것이 꿈이었던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실은 너를 위해서 그랬던 거야, 당장이라도 그렇게 말해 줄 것만 같은 그런 상냥함과 따스함을 지닌 가장 친한 친구의.&lt;BR&gt;&lt;BR&gt;&quot;잘했어, 신지군.&quot;&lt;BR&gt;&lt;BR&gt;말과는 다르게 그 눈동자에 예전의 반짝임은 없었다.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 수가 있다.&lt;BR&gt;&lt;BR&gt;슬퍼도 두 사람은 그런 사이였다.&lt;BR&gt;&lt;BR&gt;&quot;예상했던 것 이상이야, 신지군. 나는 기뻐, 정말로 기뻐.&quot;&lt;BR&gt;&lt;BR&gt;카오루는 웃는다. 좌우 두 손에서 뻗은 「창」이 조금 더 깊이 파고든다.&lt;BR&gt;&lt;BR&gt;&quot;몸이 찢어져 버릴 것만 같은 고통, 마음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탄식, 나는 알 수 있어. 네가 어떤 일을 겪고, 그것을 어떻게 해서 극복했는지. 그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너를 상찬하겠어. 나의 절친한 친구는 최고라고, 달을 향해서 밤새도록 소리쳐도 좋아.&quot;&lt;BR&gt;&lt;BR&gt;백자 같은 하얀 볼에 붉은 기가 돈다. 흥분하고 있다. 짙은 붉은색의 눈동자를 크게 뜨고, 그리고 그곳에 광기의 그림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lt;BR&gt;&lt;BR&gt;&quot;그렇기에 그런 너를 산산조각 낼 수 있는 이 순간을 나는 최대의 기쁨으로 맞이할 수가 있지. 고마워 신지군, 나에게 능욕당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와 주어서.&quot;&lt;BR&gt;&lt;BR&gt;상기된 볼을 일그러뜨리며 카오루는 환희에 흠뻑 취해 있었다.&lt;BR&gt;&lt;BR&gt;한편으로 신지는 움직이지 못한다. 뜻밖의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토록 흥분한 카오루를 본 적은 없다. 아니, 카오루는 아니지만 이 말투, 이 광기 서린 태도는 기억이 난다. 따끔, 하고 가슴 한가운데가 아파져 온다.&lt;BR&gt;&lt;BR&gt;그 크리스마스 날, 도화사와 같은 산타클로스, 카이 요시하루의 일그러진 웃음이 뇌리를 스쳤다.&lt;BR&gt;&lt;BR&gt;&quot;그 모습을 손에 넣기 위해서, 그 힘을 얻기 위해서 꽤나 심한 것을 보았겠지?&quot;&lt;BR&gt;&lt;BR&gt;변함없이 웃는 얼굴로 카오루가 다가온다.&lt;BR&gt;&lt;BR&gt;열 걸음 떨어진 거리.&lt;BR&gt;&lt;BR&gt;서로의 간격까지 앞으로 한 걸음 더.&lt;BR&gt;&lt;BR&gt;&quot;그렇게까지 해서 얻은 힘으로 이 나를 묵사발로 만들고 싶을 거야.&quot;&lt;BR&gt;&lt;BR&gt;조용히 두 팔을 벌린다. 무방비하게, 어디까지나 상냥하게.&lt;BR&gt;&lt;BR&gt;&quot;자아, 어서 와. 단 한 방만, 나는 너에게 주겠어. 친구로서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일이니까 말이야. 내가 주는 선물. 네가 분명히 바랐던 일일 거야.&quot;&lt;BR&gt;&lt;BR&gt;귀 뒷부분이 열기를 띠는 것을 느꼈다. 분노가 체온을 끌어올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움켜쥔 오른팔이 희미하게 떨린다.&lt;BR&gt;&lt;BR&gt;일찌기 느꼈던 적조차 없었던 마음이 몸을 태운다.&lt;BR&gt;&lt;BR&gt;&lt;BR&gt;&lt;BR&gt;웃기지 마!&lt;BR&gt;&lt;BR&gt;&lt;BR&gt;&lt;BR&gt;폭발에 몸을 맡기고픈 유혹이 살며시 다가섰을 때,&lt;BR&gt;&lt;BR&gt;&quot;신지, 안 돼!&quot;&lt;BR&gt;&lt;BR&gt;아스카의 목소리가 말 그대로 붙들어 말렸다.&lt;BR&gt;&lt;BR&gt;그 목소리만으로 신지는 단숨에 냉정해질 수가 있었다. 그랬다. 그런 일을 위해서 손에 넣은 힘은 아니었다, 그런 일을 위해서 뛰어넘은 고통은 아니었다.&lt;BR&gt;&lt;BR&gt;마음속으로 듬직한 소꿉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신지는 카오루를 보았다. 똑바로,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lt;BR&gt;&lt;BR&gt;&quot;분명히 말했어, 아스카와 레이를 데리고 돌아가겠다고. 내 바람은 그것뿐이야.&quot;&lt;BR&gt;&lt;BR&gt;등 뒤에서 아스카가 숨을 삼키는 기척을 느꼈다. 흥분, 마구 뒤섞인 감정이 그녀의 눈물샘에서 흘러 떨어지는 소리마저 느낄 수가 있었다.&lt;BR&gt;&lt;BR&gt;&quot;이런이런,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너는 정말로 어수룩하구나.&quot;&lt;BR&gt;&lt;BR&gt;어깨를 움츠리는 카오루.&lt;BR&gt;&lt;BR&gt;&quot;그게 아니라면 한없는 바보인가.&quot;&lt;BR&gt;&lt;BR&gt;쓴웃음이 입술에 번진다.&lt;BR&gt;&lt;BR&gt;&quot;지금밖에 없다구. 이 나를 때릴 수 있는 기회 같은 건.&quot;&lt;BR&gt;&lt;BR&gt;&quot;그것과 이것은 별개의 이야기야. 너를 때림으로써 아스카와 레이를 구해 낼 수 있다면 그 때는 온힘을 다해 너를 때리겠어.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태가 아니야.&quot;&lt;BR&gt;&lt;BR&gt;있는 힘껏 침착한 목소리를 내고자 노력했다. 오른팔은 당장이라도 폭발하기 직전이다.&lt;BR&gt;&lt;BR&gt;&quot;그런가, 과연. 늘 우유부단한 너로서는 논리적인걸. 이렇게 하면 감정에 몸을 맡기고 덤벼들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quot;&lt;BR&gt;&lt;BR&gt;장난에 실패한 아이와 같은 얼굴로 웃는다.&lt;BR&gt;&lt;BR&gt;&quot;아스카는 되돌려 받았어. 레이는 어디에 있지?&quot;&lt;BR&gt;&lt;BR&gt;&quot;글쎄, 레이라. 어디에 있는 걸까. 아마도 카이 씨와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quot;&lt;BR&gt;&lt;BR&gt;어딘가 토라진 듯한 목소리이다.&lt;BR&gt;&lt;BR&gt;&quot;그게 어디야?&quot;&lt;BR&gt;&lt;BR&gt;아주 조금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신지.&lt;BR&gt;&lt;BR&gt;&quot;가르쳐 줄 것 같아?&quot;&lt;BR&gt;&lt;BR&gt;도전적인 웃음.&lt;BR&gt;&lt;BR&gt;&quot;게다가, 아직 아스카짱을 돌려 준 기억은 없는걸.&quot;&lt;BR&gt;&lt;BR&gt;그 짙은 붉은색의 눈동자가 빛났다.&lt;BR&gt;&lt;BR&gt;카오루의 적의에 반응하여 신지 안의 에바가 순식간에 「벽」을 전개한다. 신지가 반응하기보다도 빠르게 「빛의 화살」이 「벽」에 격돌하여 번개와 같은 빛의 방류가 방을 가득 채운다.&lt;BR&gt;&lt;BR&gt;그것은 한 순간에 일어난 일, 그러나 신지는 카오루의 모습을 놓친다.&lt;BR&gt;&lt;BR&gt;처음부터 눈속임을 할 속셈이었다고 머릿속에서 누군가가 속삭인다. 인식하기보다도 본능에 몸을 맡긴다. 그러나 잃어버린 것을 찾기도 전에 한 가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lt;BR&gt;&lt;BR&gt;&quot;자아, 갈까.&quot;&lt;BR&gt;&lt;BR&gt;카오루는 방의 안쪽 구석, 그곳에서 세 걸음 너머에 바람이 통하는 중천으로 이어지는 곳에 있었다. 그 손에 아스카를 겨드랑이에 낀 채. 그곳에 있었을 두꺼운 아크릴 유리는 이미 파괴되어 약간의 파편이 달라붙어 있을 뿐, 정전 때문에 에어컨은 멈추어 있겠지만 희미하게 바람은 불고 있었다.&lt;BR&gt;&lt;BR&gt;&quot;아직 아스카짱은 내 손안에 있지.&quot;&lt;BR&gt;&lt;BR&gt;입술을 반달 모양으로 추켜올리고 카오루는 도전하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반대로 아스카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표정만은 곤혹과 놀라움으로 굳어 있었다. 크게 뜬 눈이 떨면서 신지를 향한다.&lt;BR&gt;&lt;BR&gt;&quot;내 기억 조작을 스스로 깨뜨린 것은 놀랐지만 말이야. 내가 걸어 둔 장치는 그것만이 아니었다는 거지.&quot;&lt;BR&gt;&lt;BR&gt;카오루는 그렇게 말하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lt;BR&gt;&lt;BR&gt;신지는 망설였다. 카오루가 꾀어 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냉정해져야만 한다고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한편으로 마음은 초조해진다. 아스카를 데리고 가 버린다, 그 한 가지만으로 그의 마음은 공포마저 느끼고 있었다.&lt;BR&gt;&lt;BR&gt;&quot;그만둬, 카오루.&quot;&lt;BR&gt;&lt;BR&gt;무릎을 꿇은 상태로 아라시가 소리쳤다. 아직 일어날 만큼 힘이 돌아오지는 않았다.&lt;BR&gt;&lt;BR&gt;&quot;그 아이는 두고 가.&quot;&lt;BR&gt;&lt;BR&gt;&quot;그럴 수는 없지. 나는 그러기 위해서 여기까지 올라온 거야. 밑바닥에서부터 말이야.&quot;&lt;BR&gt;&lt;BR&gt;카오루는 들을 마음도 없다. 아라시가 기척만을 등 뒤로 보낸다. 그것을 알아차린 듯이 카오루가 입을 연다.&lt;BR&gt;&lt;BR&gt;&quot;안타깝지만 라이도 요우코도 당분간은 움직이지 못할 거야. 신지 군의 「성배」 덕분에 에바의 활동률은 아슬아슬한 수치까지 돌아와 있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게 고작일걸.&quot;&lt;BR&gt;&lt;BR&gt;쓰러진 채로 꼼짝도 하지 않는 두 명의 동료에 대해서 모질고 인정 없이 분석해 보인다.&lt;BR&gt;&lt;BR&gt;&lt;BR&gt;&lt;BR&gt;&quot;그래, 하도록 해. 타브리스. 루시퍼를 이곳으로.&quot;&lt;BR&gt;&lt;BR&gt;어둠 속 깊은 어둠에서 안락의자 위에 있기만 한 남자가 희미하게,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희미하게 중얼거린다.&lt;BR&gt;&lt;BR&gt;&lt;BR&gt;&lt;BR&gt;&quot;그렇게 무섭니? 아스카를 빼앗기는 것이, 나에게 지는 것이, 또다시 절망 속으로 떨어지는 것이?&quot;&lt;BR&gt;&lt;BR&gt;신지는 그것을 도발이라고 판단할 만한 이성도 있었다. 그러나 핵심을 찔려서 그것을 부정하기 위해서 더욱 더 냉정함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조금씩 이성이 마모되어 간다.&lt;BR&gt;&lt;BR&gt;한 걸음 더 카오루가 물러섰다.&lt;BR&gt;&lt;BR&gt;&quot;마침 지금쯤, 일까. 태풍의 눈에 들어간 모양이야.&quot;&lt;BR&gt;&lt;BR&gt;정전으로 불빛이 사라진 어둠 그 자체인 통로 안을 푸르스름한 빛이 비추기 시작한 것은 그 때였다.&lt;BR&gt;&lt;BR&gt;&quot;멋진 밤이구나. 우리의 밤에 딱 맞아.&quot;&lt;BR&gt;&lt;BR&gt;카오루는 돌아보지도 않고 그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통로의 천장은 유리로 되어 있어서 빛을 투과한다. 어둠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것과 보름달이었다는 것 때문에 그 달빛은 유난히 더 선명해 보였다.&lt;BR&gt;&lt;BR&gt;&quot;기다리고 있을게, 신지 군.&quot;&lt;BR&gt;&lt;BR&gt;단 한 순간, 주의를 달빛으로 보냈다. 그 틈에 아스카를 겨드랑이에 낀 카오루의 모습이 창 너머, 달빛이 쏟아지는 어둠 속으로 뛰어나갔다.&lt;BR&gt;&lt;BR&gt;&lt;BR&gt;소리쳤다고 생각한다.&lt;BR&gt;&lt;BR&gt;신지의 마음속에 있는 이성은 증발되어 울부짖으면서 아무런 주저도 없이 뛰어나갔다.&lt;BR&gt;&lt;BR&gt;&lt;BR&gt;&quot;아아, 정말로 유리처럼 섬세하구나. 너의 마음은.&quot;&lt;BR&gt;&lt;BR&gt;&lt;BR&gt;뜻밖일 정도로 가까이에서 그 목소리가 들렸다.&lt;BR&gt;&lt;BR&gt;낙하 속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본능으로 이해한다. 카오루는 깃털처럼 천천히 허공을 춤추고 있었다. 중력에 잡아당겨지는 신지는 곧바로 카오루와 아스카를 앞지른다.&lt;BR&gt;&lt;BR&gt;신지의 가느다란 왼팔이 위로 올려져 「빛의 실」이 벽의 한쪽 모퉁이에 휘감겨 급격히 낙하 속도를 죽인다. 반동으로 크게 휘둘리면서 신지는 오른손을 움켜쥐어 방대한 힘을 모아 간다.&lt;BR&gt;&lt;BR&gt;&lt;BR&gt;&quot;역시 호의를 가질 만해.&quot;&lt;BR&gt;&lt;BR&gt;&lt;BR&gt;슬금슬금 떨어지는 카오루의 목소리는 달빛 속에서 신기하게 잘 들렸다.&lt;BR&gt;&lt;BR&gt;&lt;BR&gt;기합이라는 그런 얌전한 것이 아니라,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지르는 소리와 함께 신지는 벽을 차고 카오루에게로 뛰어들었다.&lt;BR&gt;&lt;BR&gt;&lt;BR&gt;온힘을 담은 혼신의 일격이 카오루의 왼뺨을, 아니 왼쪽 얼굴을 때려 부순다.&lt;BR&gt;&lt;BR&gt;&lt;BR&gt;&quot;좋아한다는 말이지.&quot;&lt;BR&gt;&lt;BR&gt;&lt;BR&gt;그러나 붉은 팔각형의 빛이 그것을 가로막았다. 한정적으로 전개된, 마침 신지의 오른 주먹과 같은 크기의 「벽」이 그곳에 있었다. 간섭하여 중화시키기 위한 「벽」을 주먹에 싣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아니,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신지는 거기서 자신의 어리석음에 전율했다.&lt;BR&gt;&lt;BR&gt;&lt;BR&gt;&quot;하니까 할 수 있잖아.&quot;&lt;BR&gt;&lt;BR&gt;&lt;BR&gt;속삭이는 듯한, 귓속말을 하는 듯한 조용한 목소리이다.&lt;BR&gt;&lt;BR&gt;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겨드랑이에 끼듯이 안겨 있는 아스카가 오른팔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것을. 그 손에는 어느새 예리한 나이프가 쥐어져 있는 것을. 그 칼끝이 칼자루까지 자신의 왼쪽 가슴에서 조금 위쪽에 꽂혀 있는 것을.&lt;BR&gt;&lt;BR&gt;&lt;BR&gt;폭발한 것은 분노였다. 무엇보다도 아스카가 나이프로 사람을 찌르게 했다, 그 행위가 신지의 뇌수를 분노로 불살랐다.&lt;BR&gt;&lt;BR&gt;&lt;BR&gt;&quot;너도 알고 있을 거야. 그대로는 나를 이기지는 못한다고.&quot;&lt;BR&gt;&lt;BR&gt;카오루의 두 눈이 그 때까지 없었던 불길함으로 마치 독처럼 번뜩였다.&lt;BR&gt;&lt;BR&gt;&lt;BR&gt;카오루의 온몸에서 일곱 가닥의 빛이 뻗어 와서 신지의 온몸을 꿰뚫었다. 이중나선의 빛, 아까 전에 EVA-R 인 소년들을 소금 덩어리로 바꾸었던, 분명히……&lt;BR&gt;&lt;BR&gt;&lt;BR&gt;&quot;이것이 나의 「롱기누스의(신을 죽이는) 창」이야.&quot;&lt;BR&gt;&lt;BR&gt;미간, 양팔, 목, 가슴 한가운데, 배꼽, 하복부에 이중나선으로 된 창이 꽂힌다. 그것은 신지의 몸을 반대쪽 벽까지 되밀고, 결코 약하지는 않은 벽을 부수고 그 안에 있는 구조재를 부수며, 더군다나 그 너머에 있는 벽에 말 그대로 신지를 박아 버리고 나서 겨우 멈추었다.&lt;BR&gt;&lt;BR&gt;&lt;BR&gt;&quot;우선은 안심해도 괜찮아. 내 「창」은 상대를 소금으로 되돌리는 것뿐 아니라 또 한 가지 중요한 힘이 있어. 그쪽이 원래의 용도인데 말이야. 나는 몸안의 「에바」를 죽이는 것이 가능해.&quot;&lt;BR&gt;&lt;BR&gt;&lt;BR&gt;듣고 싶지도 않은데 신지에게는 뚜렷하게 그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30미터는 떨어져 있었지만 자욱하게 피어오른 먼지 너머에서 그것은 들렸다.&lt;BR&gt;&lt;BR&gt;&lt;BR&gt;&quot;내가 죽인 것은 네 몸안에 있는 쓸데없는 에바, 뿐이야.&quot;&lt;BR&gt;&lt;BR&gt;어느새 몸을 꿰뚫었던 이중나선의 빛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곧바로 온몸을 덮쳐 오는, 현기증이 날 정도의 권태감. 얼음과 같은 한기, 온몸의 열과 힘이 어둠 속에 녹아 가는 것 같은 불안.&lt;BR&gt;&lt;BR&gt;실제로 그 몸이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고 있었다. 힘이 넘치는 오른팔이 오그라든다. 풍만한 가슴은 오그라들고, 둥근 허리는 약해지고, 힘있는 두 다리는 지탱하는 힘을 잃는다. 기다란 세 가지 색의 머리털이 원래의 길이와 색으로 돌아오고 키도 작아진다. 무엇보다도 온몸을 맴돌았었던 힘이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여기까지 자신을 이끌었던, 자신을 지탱하는 코어였던 힘이 사라져 없어져 버린다.&lt;BR&gt;&lt;BR&gt;&lt;BR&gt;&quot;나는 헤븐즈 도어 너머에 있는 묘지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겠어. 시간제한이 있어서 말이야. 신을 먹는 자의 제물이 되기 전에 부디 아스카짱 곁에 도달해 보여 줘.&quot;&lt;BR&gt;&lt;BR&gt;멀어지는 기척. 무책임한 말이 신지에게 들린다.&lt;BR&gt;&lt;BR&gt;&lt;BR&gt;&quot;아까 말했던 것, 너는 믿지 않을지도 모르고 나도 잊고 있었지만, 역시 나는……&quot;&lt;BR&gt;&lt;BR&gt;조금씩 멀어져 간다.&lt;BR&gt;&lt;BR&gt;몇 초 동안의 망설임이 느껴졌다. 그리고.&lt;BR&gt;&lt;BR&gt;&quot;작별이야.&quot;&lt;BR&gt;&lt;BR&gt;그것은 누구를 향한 말이었을까.&lt;BR&gt;&lt;BR&gt;그 후로 아무 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먼지는 걷히지 않고 아직도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돌더미도 있었다. 그 중심에서 신지는 몸을 떨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지금은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있었다. 이식했던 천사들의 에바가 멎어 있었다. 그토록 느꼈었던 힘의 파동을 전혀 느낄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어둠과 먼지 속에서 팔을 살짝 움직여 몸을 만진다. 팔도, 가슴도, 머리털도, 다리도, 배도, 허리도, 울고 싶어질 만큼 가느다랗고 무력한 감촉을 되돌린다. 이것이 15년 동안 자신의 몸이었다는 것을 믿고 싶지는 않았다.&lt;BR&gt;&lt;BR&gt;잃어버린 것이 너무나도 컸다.&lt;BR&gt;&lt;BR&gt;신지는 손에 넣었던 에바의 힘과 함께 그 모습도 잃고, 그 몸 하나로 어둠의 밑바닥에 남겨진 것이다.&lt;BR&gt;&lt;BR&gt;아스카도 데리고 가 버렸다.&lt;BR&gt;&lt;BR&gt;&lt;BR&gt;오열이 이를 악물어도 새어 나왔다.&lt;BR&gt;&lt;BR&gt;&lt;BR&gt;한 번 무너지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게 되었다.&lt;BR&gt;&lt;BR&gt;무엇이 슬픈지조차, 무엇이 분한지조차 알 수 없어질 만큼 울었다.&lt;BR&gt;&lt;BR&gt;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그리고 몇 분이 흘렀다.&lt;BR&gt;&lt;BR&gt;&lt;BR&gt;식어 버린 온몸 중에서 유일하게 열기를 남기고 있는 곳이 있었다. 언제부터 그것이 있었는지. 아니, 훨씬 전부터 그것은 그곳에 있었다. 그 때까지는 온몸에 힘이 넘쳤기 때문에 깨닫지 못했던 모양이다.&lt;BR&gt;&lt;BR&gt;살며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주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따스함이었다.&lt;BR&gt;&lt;BR&gt;그랬다. 잊어버릴 뻔했다. 그녀는 뭐라고 말했는가.&lt;BR&gt;&lt;BR&gt;「게다가 너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잖아. 카오루에게 도전하는 건 나를 구하는 것보다도 몇 배는 더 어려운 일이니까. 힘내야 돼」&lt;BR&gt;&lt;BR&gt;두 뺨에 그어진 메이의 핏자국에 살며시 손을 가져갔다.&lt;BR&gt;&lt;BR&gt;&lt;BR&gt;알고 있었던 일이다.&lt;BR&gt;&lt;BR&gt;&lt;BR&gt;상냥하게 메이가 미소지어 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quot;아직이야.&quot;&lt;BR&gt;&lt;BR&gt;신지는 자기 자신을 향해 그렇게 타일렀다. 아직 자신이 남아 있다. 해야 할 일은 있다. 그저 쓰러져 울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그래, 아직 할 수 있어.&lt;BR&gt;&lt;BR&gt;자신의 피와 힘과 마음을 맡긴 천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나이프로 찌른 아스카의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이 뇌리에 떠올랐다.&lt;BR&gt;&lt;BR&gt;괜찮다고 말해 줘야 돼. 이런 것쯤은 다친 것도 아니야, 나는 전혀 괜찮다, 라고. 다행히도 가슴의 상처는 아물어 있었다. 그 사실이 신지에게 용기를 주었다. 아직 할 수 있다, 아직 갈 수 있어. 고생해서 돌더미로 된 침대에서 일어난다. 떨어지는 콘크리트 덩어리가 내는 달그닥거리는 소리와 그 목소리는 뒤섞였다.&lt;BR&gt;&lt;BR&gt;&lt;BR&gt;&quot;이카리 군?&quot;&lt;BR&gt;&lt;BR&gt;&lt;BR&gt;어둠 너머, 부숴진 벽의 그림자에서 두 개의 붉은 눈동자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lt;BR&gt;&lt;BR&gt;간신히 걷힌 먼지 너머에서 등 뒤로 비추는 달빛 속에 그녀는 있었다. 너무나도 하얀 피부, 파란 빛을 띤 회색의 머리, 생기를 느끼게 하지 않는 표정과 대조적으로 선명한, 선혈과 같은 눈동자.&lt;BR&gt;&lt;BR&gt;&lt;BR&gt;참아 냈었던 눈물로 그 붉은 빛이 일그러졌다.&lt;BR&gt;&lt;BR&gt;살짝 곤혹스러운 듯이 아야나미 레이가 나직이 중얼거린다.&lt;BR&gt;&lt;BR&gt;&lt;BR&gt;&quot;어째서, 울고 있는 거지?&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변명&lt;BR&gt;부끄럽게도 돌아왔습니다.&lt;BR&gt;응∼ 4년만, 일까.&lt;BR&gt;&lt;BR&gt;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lt;BR&gt;거의 다 잊어버렸습니다만.&lt;BR&gt;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답니다.&lt;BR&gt;&lt;BR&gt;다음이 또 언제가 될지는 아무런 약속도 드릴 수가 없지만, 가능하다면 「파」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하고 싶다는 그런 기분입니다.&lt;BR&gt;&lt;BR&gt;이번 갱신에 힘을 준 모든 것에 감사.&lt;BR&gt;&lt;BR&gt;신극장판 「서」&lt;BR&gt;학원타천록&lt;BR&gt;마크로스 F&lt;BR&gt;은혼&lt;BR&gt;DVD 공의 경계 「부감풍경」&lt;BR&gt;엠마 최종권&lt;BR&gt;요츠바랑 일력 캘린더&lt;BR&gt;니코니코 동화&lt;BR&gt;유니콘 건담&lt;BR&gt;영묘한 기술의 처녀들&lt;BR&gt;DRAGONBUSTER 1&lt;BR&gt;&lt;BR&gt;&lt;BR&gt;&lt;BR&gt;그리고 이런 갱신 페이스임에도 불구하고 기다려 주었었던 모든 분들에게 한없는 감사를!&lt;BR&gt;&lt;BR&gt;모두들, 사랑해! (쉐릴 같은 느낌으로)&lt;BR&gt;&lt;BR&gt;&lt;BR&gt;&lt;BR&gt;nary&lt;BR&gt;2008/06/03</description>
<author>소류·아스카™</author>
<pubDate>Mon, 16 Jun 2008 17:21:1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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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Genesis Q : 제25화 결전 제 3 신토쿄시 - Part.G</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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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NEON GENESIS EVANGELION&lt;BR&gt;「Genesis Q (제 25 화 Part.G)」&lt;BR&gt;&lt;BR&gt;&lt;BR&gt;짐승의 포효를 들었다.&lt;BR&gt;모든 것을 후려치는 분노와 초승달 밤보다도 어두운 슬픔이 폭우와 폭풍처럼 엉클어지는 태풍과도 같은 외침이었다.&lt;BR&gt;아스카는 끊어질 듯한 의식 끝에 그를 보았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기다란 머리털이 타오르는 불꽃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크게 뜬 서로 색이 다른 눈동자에서 지성과 이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몸을 앞으로 심하게 구부린 자세. 크라우칭 스타트와 비슷한 자세지만 오른팔을 앞으로 크게 내밀고 있다. 잘 보면 좌우로 팔의 굵기도 길이도 다르다. 청룡도와 같은 오른팔과 일본도 와 같은 왼팔이었다. 드러난 잇몸에 날카로운 이빨이 늘어서 있다. 침까지 질질 흘리면서 짐승은 남자들을 계속해서 노려보고 있다. 마치 뇌리에 새기기라도 하듯이.&lt;BR&gt;마치 어디까지라도 쫓아가서 반드시 죽일 것이라고 선언하듯이.&lt;BR&gt;신지가 와 주었다.&lt;BR&gt;그런데도 아스카는 알 수 있었다. 방대한 스트레스로 닳아서 끊어져 버릴 것만 같은 의식 속에서 아스카는 이해할 수 있었다.&lt;BR&gt;신지가 와 주었다.&lt;BR&gt;언제나 그렇다. 정말로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할 때는 왜 그런지 꼭 곁에 있어 주었다. 그럴 때는, 지금까지 몇 번 없기는 했지만 강해 보이는 표정 뒤에서 무릎이 떨릴 것만 같을 때 믿음직하지 못한 얼굴로 미소짓는 그의 손의 따스함에 얼마만큼의 힘이 담겨져 있었는지.&lt;BR&gt;어째서 울고 있는 거야?&lt;BR&gt;울부짖는 신지가 보였다. 또 자기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말 바보구나, 너를 잊고 그렇게 심한 말까지 한 나를 위해서 어째서 네가 우는 거야. 바보, 정말로 바보야.&lt;BR&gt;울지 말라구, 나는 괜찮아, 아직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어,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 거니, 이 바보, 그러니까, 자아, 이제 괜찮으니까.&lt;BR&gt;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lt;BR&gt;외침보다도 빠르게 짐승은 덤벼들었다. 목표는 노엘 한 사람. 전개된 노엘의 「벽」이 짐승의 돌격에 비명을 지른다.&lt;BR&gt;&lt;BR&gt;&quot;흩어져!&quot;&lt;BR&gt;&lt;BR&gt;명령하기도 전에 EVA-R 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빨랐던 것은 베르히타와 베파나. 둘 다 상해정에서 얼굴과 오른손을 당한 원한이 있었다. 복수의 유쾌함이 그들의 정신을 고양시킨다.&lt;BR&gt;&lt;BR&gt;&quot;&quot;죽어라!!&quot;&quot;&lt;BR&gt;&lt;BR&gt;아무런 장식도 없이 두 사람의 왼쪽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뻗어온다. 짐승은 노엘로부터 떨어져 두 사람의 공격을 순식간에 피한다. 완벽한 콤비네이션으로 짐승을 쫓는 두 사람. 세 번째 공격에서 미처 피하지 못하고 막아냈다. 「벽」은 전개하고 있지 않다. 공격을 막은 왼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지만 움직임이 멈춘다. 등뒤에 초진동 나이프를 손에 든 풋키와 톰테가 덤벼든다. 오른쪽에서부터 목을, 왼쪽에서부터 옆구리를 향해 찔러오는 칼끝을 몸의 움직임만으로 빗나가게 만든다. 머리 위로 곡도(曲刀)를 크게 휘둘러 올린 스벤의 모습. 필살의 일격이 질풍이 되어 내리쳐진다.&lt;BR&gt;기이잉!&lt;BR&gt;진홍빛 오른눈에서 섬광이 튀어 흩어진다. 그것을 피하는 스벤. 칼의 궤도가 살짝벗어나자 짐승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포위망을 빠져나간다. 크게 구부정한 자세로 미끄러지듯이 이동하여 어떤 장소에서 갑자기 멈춘다. 얼굴이 똑같은 소년들로부터그 모습을 감추듯이 짐승은 아스카에게 등을 보이고 막아섰다.&lt;BR&gt;&lt;BR&gt;&quot;테이아이엘로부터 우리들은 떼어놓기 위한 양동, 이었던 모양이군요.&quot;&lt;BR&gt;&lt;BR&gt;요올의 말에 킨트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lt;BR&gt;&lt;BR&gt;&quot;저런 모습으로 머리는 돌아가는 모양이군.&quot;&lt;BR&gt;&lt;BR&gt;&quot;저것이 루시퍼. 순수혈통의 에반게리온·캐리어인가.&quot;&lt;BR&gt;&lt;BR&gt;노엘은 이미 조금도 동요하고 있지 않다.&lt;BR&gt;&lt;BR&gt;&quot;그저 괴물일 뿐이잖냐. 저걸로 어떻게 될 정도로 우리들은 쉽지 않다구.&quot;&lt;BR&gt;&lt;BR&gt;노엘도 또한 얼굴을 찌푸리며 웃었다. 천박한 말투 아래 날카롭게 갈린 전투 센스에 불이 붙는다.&lt;BR&gt;&lt;BR&gt;&quot;다시 한 번 하지. 마무리는 「창」으로 찌른다. 킨트, 요올. 아까 한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여라. 너희들이 「창」을 먹여 줘라.&quot;&lt;BR&gt;&lt;BR&gt;말없이 끄덕이는 킨트와 요올. 사이가 나쁜 노엘의 명령이지만 그가 옳다고 생각하면 거역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정에 휘둘리는 자도 있다.&lt;BR&gt;&lt;BR&gt;&quot;기다려 줘, 노엘. 마무리는 우리들이 하게 해 줘!&quot;&lt;BR&gt;&lt;BR&gt;베르히타가 거칠게 항의한다. EVA-R 로서 그날 밤에 당한 치욕은 어떻게 해서든지만회할 필요가 있었다.&lt;BR&gt;&lt;BR&gt;&quot;명령이다.&quot;&lt;BR&gt;&lt;BR&gt;&quot;어째서!&quot;&lt;BR&gt;&lt;BR&gt;&quot;너희들은 오늘 「창」을 몇 번 쐈지?&quot;&lt;BR&gt;&lt;BR&gt;&quot;&quot;그건...&quot;&quot;&lt;BR&gt;&lt;BR&gt;대답에 막힌다.&lt;BR&gt;&lt;BR&gt;&quot;그게 이유다. 피로 때문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lt;BR&gt;그런 상태로는 저 녀석의 숨통을 끊어놓지 못해. 걱정하지 말라구.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고 나서 원하는 만큼 가지고 놀아 주면 되잖냐.&quot;&lt;BR&gt;&lt;BR&gt;야비한 웃음으로 베르히타와 베파나를 막는다.&lt;BR&gt;&lt;BR&gt;&quot;알았다.&quot;&lt;BR&gt;&lt;BR&gt;&quot;얼굴과 팔을 엉망진창으로 찌그러뜨리고 나서 천천히 죽이겠어. 약속했다.&quot;&lt;BR&gt;&lt;BR&gt;&quot;그래,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마음대로 해.&quot;&lt;BR&gt;&lt;BR&gt;어이없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대는 노엘.&lt;BR&gt;&lt;BR&gt;&quot;이야기는 끝났다. 간다!&quot;&lt;BR&gt;&lt;BR&gt;말없이 다른 일곱 명이 사라졌다.&lt;BR&gt;&lt;BR&gt;&quot;녀석은 움직이지 않아. 공격을 집중해라!&quot;&lt;BR&gt;&lt;BR&gt;말할 것까지도 없다.&lt;BR&gt;나이프를 든 풋키와 톰테가 다시 한 번 좌우에서 덤벼든다. 뒤집어 쥔 좌우 두 자루, 총 네 자루의 초진동 나이프가 연속해서 짐승을 노린다. 완벽한 댄스. 반 순간의 망설임이 죽음을 부르는, 위험하면서 그렇기에 더욱 아름다운 세 사람의 춤. 짐승은 피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양팔에 「벽」을 전개해 막고 흘려 보내며 작은 빈틈을 파고들려 한다. 그러나 풋키와 톰테의 콤비네이션에는 아주 조금의 빈틈도 없다. 한쪽의 빈틈은 다른 한쪽이 커버해서 사라져 버린다. 시간으로 치면 10초도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뻔해 보였다.&lt;BR&gt;상체를 비틀어 칼날을 피한다. 금빛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날리고 등뒤의 아스카와 눈이 마주쳤다.&lt;BR&gt;푸른 눈동자가 울먹이고, 하얀 피부 여기저기에 폭력에 휘둘려 생긴 붉은 멍이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짐승의 본성이 발갛게 달아오른다.&lt;BR&gt;오른손 안에서 세 장의 「칼날」이 생성되고 왼손에서는 두 가닥의 「빛의 실」이 떠오른다. 붉은 오른눈에서 연속으로 「빛의 활」을 세 번. 명백하게 위협. 습격자두 사람의 움직임이 갑자기 굳는다. 양손에서 「칼날」과 「실」을 발사한다. 나이 프를 손에 쥔 채 풋키와 톰테는 두 팔을 교차하여 「벽」에 모든 힘을 쏟아붓는다.&lt;BR&gt;섬광이 튀어 시야를 새하얗게 물들이고, 충격을 미처 다 흡수해 내지 못한 두 사람이 천장으로 튕겨져 날아간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 발밑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베르히타와 베파나. 그 손에서 둔하게 빛나는 것은 초고속진동봉 크레이지 로드. 정면 아래쪽으로부터 올려치는 로드를 몸을 돌려서 피한다.&lt;BR&gt;그러나 그것이야말로 두 사람이 원하던 바. 숨겨 둔 나이프가 짐승의 단단한 두 다리에 꽂혔다. 예리한 나이프의 20센티를 넘는 날이 전부 다 파고들어 있었다.&lt;BR&gt;베르히타와 베파나가 교차하듯이 뛰어서 물러나고, 짐승은 홀로 아스카 앞에 남겨졌다.&lt;BR&gt;&lt;BR&gt;&quot;체크메이트, 라고 할 수 있겠군.&quot;&lt;BR&gt;&lt;BR&gt;팔짱을 낀 노엘의 좌우에 킨트와 요올이 「창」을 준비하고 서 있었다.&lt;BR&gt;구둣바닥을 얇게 베어내듯이 「실」이 바닥을 미끄러져 갔다.&lt;BR&gt;발사된 「창」의 궤도 상에 움직일 리 없는 두 개의 그림자가 끼어들었다.&lt;BR&gt;&lt;BR&gt;「창」이 그림자의 가슴을 꿰뚫고 그 몸을 인형처럼 날려 보냈다.&lt;BR&gt;맛이 다른 피가 피보라가 되어 신지의 뺨을 적셨다.&lt;BR&gt;뺨에 그은 메이의 핏자국이 속삭였다.&lt;BR&gt;벽에 라이와 요우코가 꽂혔다.&lt;BR&gt;&lt;BR&gt;&quot;치잇, 죽다 못한 녀석들이!&quot;&lt;BR&gt;&lt;BR&gt;노엘의 성난 외침. 그러나 신지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뺨을 적시는 선혈의 따스함만이 느끼고 있는 전부였다.&lt;BR&gt;&lt;BR&gt;&quot;신지!&quot;&lt;BR&gt;&lt;BR&gt;허리에 감기는 두 개의 팔.&lt;BR&gt;&lt;BR&gt;&quot;신지!&quot;&lt;BR&gt;&lt;BR&gt;온힘을 다해 몸을 끌어당기고 있는 모양이다. 조금이라도 적과의 거리를 벌리고자,이런 상황에서도 더욱, 그녀는 필사적으로,&lt;BR&gt;&lt;BR&gt;&quot;아스카.&quot;&lt;BR&gt;&lt;BR&gt;짐승은 신지로 돌아온다. 다리를 치닫는 격렬한 통증. 운동화 바닥과 함께 나이프의 칼끝은 절단되어 있었지만 다리에는 여전히 꽂혀 있는 상태였다. 아픔이 의식의 각성을 재촉한다. 그래도 다리는 움직인다. 구해 준 그녀는 벽에 내팽개쳐져 있다.&lt;BR&gt;&lt;BR&gt;&quot;아스카.&quot;&lt;BR&gt;&lt;BR&gt;허리 부근을 뒤돌아보자 눈물을 글썽이는 아스카의 얼굴이 있었다.&lt;BR&gt;&lt;BR&gt;&quot;신지이.&quot;&lt;BR&gt;&lt;BR&gt;눈이 마주쳤다.&lt;BR&gt;기억해 냈다.&lt;BR&gt;기억해 내 주었다.&lt;BR&gt;&lt;BR&gt;&quot;신지!&quot;&lt;BR&gt;&lt;BR&gt;상황을 잊고 아스카는 그저 그 이름을, 잃어버리고 있던 모든 것을 불러내듯이 외쳤다. 사람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변해 있던 육체가 점차 줄어들어 그는 사람으로 되돌아온다.&lt;BR&gt;&lt;BR&gt;&quot;아스카.&quot;&lt;BR&gt;&lt;BR&gt;신지는 그 이름을 음미했다. 감겨 있는 두 팔로부터 힘이 흘러들어온다.&lt;BR&gt;그리고 자신도 또한 기억해 냈다.&lt;BR&gt;자신이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는지.&lt;BR&gt;&lt;BR&gt;&quot;&quot;죽어라!&quot;&quot;&lt;BR&gt;&lt;BR&gt;베르히타와 베파나다. 그날 밤 상해정에서 봤던 것과 같은 신지의 모습에 더 이상참을 수가 없었다. 번쩍 들어올린 크레이지 로드를 음속마저 넘도록 내려치자 바닥이 충격과 초진동에 문자 그대로 산산이 부서진다.&lt;BR&gt;베르히타는 얼굴에, 베파나는 목에 질풍을 느꼈다.&lt;BR&gt;그리고 의식이 떨어져 나간다.&lt;BR&gt;굉음과 진동, 피어오르는 먼지와 아래층으로 떨어지는 돌더미.&lt;BR&gt;EVA-R 들은 보았다. 뻥 뚫린 구멍에 떨어지는 일도 없이, 반나체 상태의 테이아이 엘을 안아든 채 눈이 번쩍 뜨일 것 같은 돌려차기 두 번으로 동료를 격침시킨 신지의 모습을. 기회를 틈타기는 커녕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다.&lt;BR&gt;그 등에 나타난 거대한 빛의 날개가 발하는 빛에 그들은 시선을 빼앗겼다.&lt;BR&gt;그것을 미야는 느꼈다. 신지로부터 남겨진 채, 나아가야 할지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갈지 망설이던 중 폭풍을 피해서 온 골목길의 한 모퉁이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lt;BR&gt;&lt;BR&gt;&quot;신지군?&quot;&lt;BR&gt;&lt;BR&gt;여섯 다리의 기동 병기 웅골리안트 시스템 세 소대와 대치하던 천사들도 들었다.&lt;BR&gt;미즈호, 마이, 텐마, 타이지, 이사나, 사요코, 츠바사. 정신없이 퍼붓는 총화 아래에서 그들은 뒤쪽에 있는 제레 빌딩을 한 순간만 돌아본다.&lt;BR&gt;&lt;BR&gt;&quot;그것인가?&quot;&lt;BR&gt;&lt;BR&gt;전력을 차단 당해 엘리베이터도 움직이지 않기에 비상계단을 날아오르듯이 오르는 릴리스에게도 느껴졌다. 비상등만이 밝히고 있는 어두운 공간에 떠오르는 진홍빛의 두 눈동자가 살며시 흔들렸다.&lt;BR&gt;&lt;BR&gt;&quot;누구?&quot;&lt;BR&gt;&lt;BR&gt;이윽고 눈동자의 빛이 옅어지며 어둑어둑한 어둠 속에서 레이가 계단 위를 올려다보았다.&lt;BR&gt;&lt;BR&gt;&quot;그립고, 따스해. 마치......&quot;&lt;BR&gt;&lt;BR&gt;그리고 어디인지 모를 칠흑 속에서 그도 알았다.&lt;BR&gt;&lt;BR&gt;&quot;기다리고 있었어, 신지군.&quot;&lt;BR&gt;&lt;BR&gt;신지는 아스카를 안은 채 가만히 뒤돌아본다. 벽에 반쯤 박히듯이 붙어 있는 소녀와 소년의 모습. 가슴으로부터 넘쳐흐르는 피는 발목에까지 이르러 힘없이 푹 숙인 얼굴에 핏기는 없다. 가득 펼쳐진 날개가 울렸다. 수정과 은이 마찰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옅은 빛의 이슬이 두 사람을 감쌌다.&lt;BR&gt;아물 리가 없는 가슴의 상처. 흘러나오던 피가 기세를 늦추고 이윽고 완전히 지혈된다. 서로의 몸에 셀 수 없을 만큼 새겨진 상처가 필름을 되감는 것처럼 회복되어간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창」에 꿰뚫린 자는 「에바」의 활동을 정지 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바」가 지닌 초월적인 회복능력은 발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는데도 이것은.&lt;BR&gt;라이와 요우코의 뺨에 희미하게 붉은 기가 되돌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신지는 미끄러지듯이 공중을 이동하더니 또 한 사람 벽쪽에 쓰러져 있는 아라시 곁에 내려섰다.&lt;BR&gt;그곳에서도 똑같이 날개를 울린다. 그러나 아라시의 반응은 둔하다. 간신히 끊어질듯 말 듯한 호흡은 있었지만 그것은 몹시 약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했다.&lt;BR&gt;신지는 아스카를 내려놓더니 조용히 시선만으로 아스카에게 말했다.&lt;BR&gt;&lt;BR&gt;&quot;그의 곁에 있어 줘.&quot;&lt;BR&gt;&lt;BR&gt;아스카는 말없이 끄덕이더니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lt;BR&gt;신지는 남은 다섯 명의 EVA-R 쪽을 향해 몸을 돌린다. 날개는 서서히 옅어지다 이 윽고 모습을 감춘다. 붉은 오른눈과 금빛의 왼눈이 결의의 색으로 물든다. 그러나불꽃과 같은 기세는 없다. 얼어붙은 호수와 같은 고요함이 있을 뿐이다. 오른 다리를 앞으로 크게 벌리고 강고한 오른손을 내밀며 예리한 왼손은 하늘을 향해 뻗듯이 머리 위로. 등을 곧게 펴자 가슴이 크게 흔들렸다.&lt;BR&gt;&lt;BR&gt;&quot;상황을 정리한다. 저것은 뭐냐?&quot;&lt;BR&gt;&lt;BR&gt;노엘에게도 동요의 빛이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대답할 수 있는 자는 없다. 순수혈통의 에바·캐리어 루시퍼. 등에서부터 빛의 날개가 자라나 자신들의 동료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그 부분에서 생각해 낸다. 베르히타와 베파나는 어디에 있는가.&lt;BR&gt;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 아래층으로 떨어져 돌더미에 깔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구해 주려고 해도 그것은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을 어떻게든 하고 난 다음의 일이다.&lt;BR&gt;&lt;BR&gt;&quot;괴물에서 인간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아까처럼 서 있는 것만으로도 느껴졌던 압박감은 더 이상 없군. 압도적인 힘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훨씬 더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군.&quot;&lt;BR&gt;&lt;BR&gt;스벤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lt;BR&gt;&lt;BR&gt;&quot;방금 전의 날개, 일까요. 그것도 사라졌습니다. 그것이야말로 그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지금은 기회라고 봐야겠군요.&quot;&lt;BR&gt;&lt;BR&gt;요올의 말에 킨트가 동의한다.&lt;BR&gt;&lt;BR&gt;&quot;저 자세는 남파소림계가 틀림없을 거다. 이 상황에서 저것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군.&quot;&lt;BR&gt;&lt;BR&gt;&quot;좋아, 동요하는 건 여기까지다. 요는 늘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거로군. 만만하게 보지 마라. 다음 공격으로 해치우겠다. 「창」은 내가 쏘도록 하지.&quot;&lt;BR&gt;&lt;BR&gt;다시 한 번 그들은 흩어졌다. 인간의 눈으로는 결단코 포착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에워싸고 동시에 공격을 가한다. 그들이 언제나 취하던 수단이며 필살의 포메이션. 앞뒤로부터 풋키와 톰테가 공격범위에 들어선다. 신지가 그 앞으로 내디뎠다. 한 순간 빠르게 앞쪽의 풋키와의 거리를 좁힌다. 풋키는 당황하지도 않고 작전을 변경. 다리에 대한 태클로 신지의 움직임을 봉쇄하려 하지만 그것도 신지에게는 예상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머리 위에서부터 신지의 팔꿈치 내려찍기가 직격.&lt;BR&gt;바로 이어서 양손으로 머리털을 잡아 안면에 무릎치기. 도망칠 수 없는 100 퍼센트의 충격이 풋키의 모든 것을 후려친다.&lt;BR&gt;등뒤에 살기. 두 다리를 180도 벌려서 몸을 낮춘다. 머리 위를 폭풍과도 같은 나이프의 칼끝이 매섭게 지나갔다. 몸을 비틀어 팔만으로 몸을 지탱하고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요령으로 다리를 휘두른다. 톰테가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자 왼쪽으로 잽.&lt;BR&gt;피한 톰테에게 오른손 스트레이트. 간격을 완벽히 파악했던 그 뺨에 너무나도 쉽게 주먹이 파고든다. 좌우로 양팔의 길이가 다른 지금의 신지이기에 가능한 함정이다.&lt;BR&gt;휘청거린 톰테의 오른팔을 잡아 몸의 위치를 뒤바꾸며 어깨에 멘다. 오른 팔꿈치가 있을 수 없는 각도로 꺾이고, 그 반동으로 톰테의 몸은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머리부터 바닥에 격돌하기 직전에 단단히 노린 로우킥이 텅 빈 뒤통수를 베어 버리듯이 차 냈다. 크게 회전하며 그 몸은 바닥의 커다란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lt;BR&gt;3초에도 미치지 않는 공방, 그것만으로 그들의 필살의 포메이션은 크게 흔들렸다.&lt;BR&gt;무리하게 정면으로부터 스벤이 뛰어든다. 손에 든 긴 곡도로 목구멍과 가슴과 명치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세 번 연속 찌르기. 신지는 몸을 비트는 움직임만으로 피한다. 계속해서 쫓아가려 내디딘 스벤의 오른 무릎을 정면에서 발로 찼다. 그 다리로 곡도를 든 두 손을 차올린다. 칼끝이 천장에 꽃혔을 때는 미끄러져 들어간 오른 팔꿈치가 아래쪽에서부터 명치를 가격하고 있었다. 그대로 무너져 내리듯이 스벤은 바닥에 쓰러졌다. 입에서 대량의 피를 토해 낸다.&lt;BR&gt;비명과 성난 외침이 들린 것은 그 순간.&lt;BR&gt;싸움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던 신지의 맹점. 뒤쪽으로 돌아들어간 노엘이 아스카의 등뒤에서 그 가느다란 목을 움켜잡고 있었다.&lt;BR&gt;&lt;BR&gt;&quot;거기까지다 루시퍼. 더 이상 저항해 봐라. 이 녀석의 목을 분질러 버릴 거다!&quot;&lt;BR&gt;&lt;BR&gt;피를 토하는 듯한 절규였다. 그러나 그 말에 동요한 것은 신지보다도 남겨진 킨트와 요올이었다.&lt;BR&gt;&lt;BR&gt;&quot;뭘 하고 있는 거냐, 노엘! 어째서 스벤을 커버하지 않는 거지!&quot;&lt;BR&gt;&lt;BR&gt;킨트의 외침에 노엘은 진심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lt;BR&gt;&lt;BR&gt;&quot;바보냐 너는. 작전이다, 이걸로 이 녀석은 아무 것도 못해. 어서 「창」으로 숨통을 끊어라!&quot;&lt;BR&gt;&lt;BR&gt;&quot;이 순간에 네가 뛰어들었다면 스벤과 너로 저격할 수 있었잖냐!&quot;&lt;BR&gt;&lt;BR&gt;&quot;나는 확실한 방법을 택할 뿐이다. 시시한 말 지껄이지 말고 어서 해라!&quot;&lt;BR&gt;&lt;BR&gt;노엘의 명령에 킨트와 요올이 따르려 하다 깨달았다. 신지는 당황하지도 망설이지도 않는다. 마치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그 때 노엘의 등뒤에서 또 하나의 그림자가 움직였다.&lt;BR&gt;&lt;BR&gt;&quot;알았어, 얼른 끝내고 말고.&quot;&lt;BR&gt;&lt;BR&gt;뒤쪽에서 아라시가 노엘의 겨드랑이 밑으로 팔을 넣어 움직이지 못하게 붙들었다.&lt;BR&gt;거의 죽어가던 그가 일어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는데도 노엘은 쉽게 떼어놓지못했다. 왼손으로 잡고 있는 아스카의 목을 놓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lt;BR&gt;&lt;BR&gt;&quot;바보냐, 이 죽다 만 녀석이. 이 여자가 어떻게 되어도.&quot;&lt;BR&gt;&lt;BR&gt;&quot;너야말로 바보구나. 내가 여자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quot;&lt;BR&gt;&lt;BR&gt;말이 끝나기 전에 아스카의 목을 움켜잡던 노엘의 왼손이 팔꿈치 부근에서 소리를 내며 터졌다.&lt;BR&gt;충격과 격렬한 통증에 노엘이 눈을 크게 뜬다. 비명은 지르지 못한다.&lt;BR&gt;&lt;BR&gt;&quot;넌 내 피를 배불리 마셨었지? 내게 접근한 게 실수였어. 내 앞에서 아스카짱을 다치게 한 죄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 넌 나에게 죽는 거야!&quot;&lt;BR&gt;&lt;BR&gt;귓가에서 속삭이는 듯한 아라시의 목소리. 직후에 온몸의 서른여섯 군데에서 동시에 폭발. 뿜어져 나온 선혈이 피부에 닿자 흰 연기를 내며 피부가, 살이, 뼈가 융해되어 간다. 노엘은 고통에 몸부림치다 비명 한 번 지르지도 못한 채 서서히 부피를 줄여 나가며 그대로 바닥의 큰 구멍으로 떨어졌다. 그 결말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자는 그 자리에는 없었다.&lt;BR&gt;주저앉는 아스카의 몸을 아라시가 부축한다.&lt;BR&gt;&lt;BR&gt;&quot;지금만큼은 나에게 맡겨 줘. 그쪽은 너에게 맡기겠어.&quot;&lt;BR&gt;&lt;BR&gt;아라시의 말에 신지는 남은 두 명의 EVA-R 을 보았다. 얼굴을 마주본 킨트와 요올은 결심했다는 듯이 두 손을 들었다.&lt;BR&gt;&lt;BR&gt;&quot;관두겠어.&quot;&lt;BR&gt;&lt;BR&gt;&quot;항복입니다.&quot;&lt;BR&gt;&lt;BR&gt;포기했다는 듯이 두 사람은 그렇게 말했다.&lt;BR&gt;&lt;BR&gt;&quot;무슨 뜻이지?&quot;&lt;BR&gt;&lt;BR&gt;신지는 자세를 풀지 않고 일단 묻는다. 분노는 아직 가슴 속에서 불타오르고 있다.&lt;BR&gt;&lt;BR&gt;&quot;당신에게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이 바보 같은 계획을 발안한 자도 사라졌습니다. 더 이상 싸워야 할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군요.&quot;&lt;BR&gt;&lt;BR&gt;모든 것을 포기하고 요올은 대답했다. 진심이었다. 두 사람만큼은 마지막까지 노엘의 제안에 찬동하지 못했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계획에 가담한 이상 같은 죄라고 는 생각하지만 저항할 만한 기력은 신지의 싸움을 보고 날아가 버렸다.&lt;BR&gt;&lt;BR&gt;&quot;사과하는 것으로 된다면 테이아이엘에게 행했던 무례한 짓들은 사과 드리겠습니다.&lt;BR&gt;빌딩에서 탈출하는 것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대로.&quot;&lt;BR&gt;&lt;BR&gt;액체로 채워진 고깃주머니에 칼날을 쑤셔넣는 불쾌한 소리가 둘 그 자리에 울려퍼졌다.&lt;BR&gt;&lt;BR&gt;&quot;뭣?&quot;&lt;BR&gt;&lt;BR&gt;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킨트와 요올은 자신과 서로의 가슴을 보았다. 희미하게 결정화한 빛이 튀어나와 있었다. 신지를 본다. 그는 자세를 잡고는 있었지만 그뿐. 오히려 자신들보다도 놀라고 있다. 빛은 뒤쪽으로부터 꽂혀 있었다.&lt;BR&gt;자신들에게 전혀 들키지 않고 등뒤에 섰다는 말인가.&lt;BR&gt;&lt;BR&gt;&quot;너희들에 대한 처치는 이것 외에는 생각나지 않아.&quot;&lt;BR&gt;&lt;BR&gt;방울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lt;BR&gt;녀석의 목소리다.&lt;BR&gt;&lt;BR&gt;&quot;네 녀석.&quot;&lt;BR&gt;&lt;BR&gt;&quot;타브리스.&quot;&lt;BR&gt;&lt;BR&gt;손끝부터 몸이 석화되기 시작하더니 바로 무너져 간다. 그 속도는 놀랄 정도로 빨라, 두 사람은 곧 부서진 석상으로 모습을 바꿨다. 공포로 일그러진 얼굴은 바닥에 떨어져서 바로 모래가 되어 버렸지만.&lt;BR&gt;&lt;BR&gt;&quot;이것이 오리지널의, 진짜 「롱기누스의 창」의 힘이야. 신지군.&quot;&lt;BR&gt;&lt;BR&gt;그리고 나타난 것은 최후의 사자(シ者) 카오루였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오랜만입니다.&lt;BR&gt;정말로 오랜만이네요.&lt;BR&gt;얼마만일까요.&lt;BR&gt;그럼, 다음에는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lt;BR&gt;응, 또 뵈요.&lt;BR&gt;&lt;BR&gt;----------------------------------------------------------------------------&lt;BR&gt;&lt;BR&gt;온라인에서 알게 되어 같은 시기에 활동하고 실제로 오프 모임에서 만나는 등 함께 동인지를 만들던 동료가 사고로 별세했다는 것을 최근 들어 알았습니다.&lt;BR&gt;우선은 그 사실에 놀라고, 그것을 모른 채 몇 달이나 지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lt;BR&gt;그 분의 권유로 당시 프로바이더를 찾던 저는 이 big.net 을 이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lt;BR&gt;이곳에 Q 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그 분 덕분이기도 합니다.&lt;BR&gt;이런 이별이 오더라도 그것은 훨씬 더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lt;BR&gt;아니,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lt;BR&gt;정말로,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lt;BR&gt;옛날 그 분이 쓴 문장을 읽으면서 업데이트를 해야만 한다고 문득 생각했습니다.&lt;BR&gt;이번에는 그것만으로 썼습니다. 써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lt;BR&gt;이제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설령 에바의 속편이 만들어져서 또다시 인터넷 상에 에바 사이트가 넘치고, 그리운 동료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그곳에 빈 자리가 하나 생겨 버립니다.&lt;BR&gt;그 사실이 지금은 너무나도 슬픕니다.&lt;BR&gt;에바와 인터넷으로 사귀게 된 동료였습니다.&lt;BR&gt;지금은 그저 명복을 빕니다.&lt;BR&gt;고마웠습니다.&lt;BR&gt;(주: 위의 글은 HTML 상으로 흰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쓰여 있는 글입니다. 번역 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것도 nary 씨의 일종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서 번역했 습니다. 비록 누구인지는 모르는 분이지만 번역하는 입장에서 지금의 Genesis Q 를 있게 해 주셨다는 그 분의 명복을 빕니다)&lt;BR&gt;nary&lt;BR&gt;2004/07/26&lt;BR&gt;&lt;BR&gt;*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일본의 (C)GAINAX 의 작품입니다.&lt;BR&gt;* 「Genesis Q」는 成重貴幸 씨의 인터넷 홈페이지 「Genesis Q」에 연재중인 에반게리온 팬 픽션 소설입니다.&lt;BR&gt;* E-mail : 홍군(hebikun@hanmail.net) | nary(nary@big.or.jp)&lt;BR&gt;* URL : 홍군(http://hebikun.egloos.com/) | nary(http://www2.big.or.jp/~nary/shumi.html)&lt;BR&gt;* 이 글을 다른 곳에 옮기고자 하실 때는 사전에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amp;lt; 홍군 &amp;gt; </description>
<author>소류·아스카™</author>
<pubDate>Mon, 16 Jun 2008 17:20:2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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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Genesis Q : 제25화 결전 제 3 신토쿄시 - Part.F</title>
<link>http://evangelion.ohpy.com/236543/120</link>
<description>NEON GENESIS EVANGELION&lt;BR&gt;「Genesis Q (제 25 화 Part.F)」&lt;BR&gt;&lt;BR&gt;&lt;BR&gt;노엘의 수려한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것이 비웃음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아스카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혀를 낼름 내밀고 마치 값을 매기기라도 하듯이 요우코와 아스카의 온몸을 바라본다. 구석구석 핥아내듯이.&lt;BR&gt;&lt;BR&gt;&quot;그 입이 어떤 식으로 용서를 빌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quot;&lt;BR&gt;&lt;BR&gt;아스카는 메스꺼운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요우코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얼음을 떠올리게 하는 냉정함으로 EVA-R 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돌아본다.&lt;BR&gt;&lt;BR&gt;&quot;항, 왜 그러지? 이제 와서 쫄아 버린 거냐?&quot;&lt;BR&gt;&lt;BR&gt;노엘의 조롱이 끝남과 동시에 뭔가가 바닥에 크게 부딪히는 무거운 소리가 등뒤에 서 들렸다.&lt;BR&gt;&lt;BR&gt;&quot;뭐야?&quot;&lt;BR&gt;&lt;BR&gt;당연하다는 듯이 뒤를 돌아보는 노엘들. 그 시선 끝에서는 벽에 꽂혀 있던 아라시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를 받치던 말뚝은 하나도 빠짐없이 절단되어 있었다.&lt;BR&gt;&lt;BR&gt;&quot;너냐?&quot;&lt;BR&gt;&lt;BR&gt;노엘이 요우코에게 시선을 옮기는 순간, &quot;그렇다.&quot;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귓가에 서. 무릎이 옆머리를 강타한 것은 그 직후였다.&lt;BR&gt;&lt;BR&gt;&quot;노엘!&quot;&lt;BR&gt;&lt;BR&gt;완벽하게 통일된 외침이 나머지 EVA-R 들로부터 울려 퍼졌다.&lt;BR&gt;&lt;BR&gt;&quot;한 명.&quot;&lt;BR&gt;&lt;BR&gt;요우코는 착지하기 전에 오른손을 휘둘러 「빛의 실」을 요올의 팔을 향해서 뻗는 다. 휘감는 것은 성공했지만 잘리지는 않는다. 그들이 한 목걸이의 효력과 입고 있는 전투복의 보호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요우코의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빛의 실」을 힘껏 잡아당겨 단숨에 요올과의 거리를 좁힌다. 그 턱에 발끝을 꽂아 올려 찬다.&lt;BR&gt;&lt;BR&gt;&quot;둘.&quot;&lt;BR&gt;&lt;BR&gt;올려 찬 오른발과는 반대인 왼발로 요올의 어깨를 발판으로 삼아서 다시 뛰어오른다. 덤벼들려다 허를 찔린 페르히타, 베파나, 킨트가 반응하기 전에 요우코의 양다리가 조그만 회오리바람이 되어 세 사람을 후려쳤다.&lt;BR&gt;&lt;BR&gt;&quot;셋, 넷, 다섯.&quot;&lt;BR&gt;&lt;BR&gt;착지하는 것과 동시에 뒤쪽으로 뛴다. 한 순간 전까지 요우코의 머리가 있던 공간을 스벤이 든 라이플의 어깨받침이 지나친다. 요우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면에 서 있는 풋키의 다리에 「빛의 실」을 휘감더니 있는 힘껏 휘두른다. 그 앞에 있던스벤이 휘말려 그대로 벽에 격돌한다. 추격하듯 요우코가 거리를 좁히며 다가간다.&lt;BR&gt;그 명치에 정확히 노린 오른쪽 팔꿈치가 날카롭게 꽂히자 한 순간 경련을 일으키고 나서 두 사람은 그대로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lt;BR&gt;&lt;BR&gt;&quot;여섯, 일곱.&quot;&lt;BR&gt;&lt;BR&gt;마음에 새기듯이 중얼거린다. 앞으로 한 사람. 그 순간 살기가 빛을 두르고 요우코를 꿰뚫었다. 아니, 그런 것처럼 아스카에게는 보였다. 어쩌면 그것은 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요우코는 얼굴만을 움직여서 그것을 극적으로 피했다. 그 뺨에 희미하게 붉은 선이 떠오른다.&lt;BR&gt;요우코를 향해 공격한 것은 칼날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나이프 같은 눈빛의 소년톰테였다. 자세를 낮춰 잡고 왼손을 벌려 요우코를 겨냥하고 있었다.&lt;BR&gt;&lt;BR&gt;&quot;이것이 「창」인가.&quot;&lt;BR&gt;&lt;BR&gt;요우코가 뺨을 닦아낸다. 붉은 얼룩이 뺨에 가득 퍼진다. 순식간에 아물어야 하는 얕은 상처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회복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lt;BR&gt;&lt;BR&gt;&quot;그래, 너 하나에게 쓰기에는 아깝지만 말이지.&quot;&lt;BR&gt;&lt;BR&gt;노엘이 불쑥 일어난다.&lt;BR&gt;&lt;BR&gt;&quot;설마, 이 정도로 우리들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quot;&lt;BR&gt;&lt;BR&gt;목의 상태를 확인하듯이 좌우로 흔든다. 그것에 동조하듯 쓰러져 있던 EVA-R 들이 차례차례 몸을 일으킨다.&lt;BR&gt;&lt;BR&gt;&quot;뭐, 허를 찌르는 방법과 민첩함에 있어서는 센스가 있군. 너무나도 힘이 약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quot;&lt;BR&gt;&lt;BR&gt;노엘이 혀를 내밀고 웃는다.&lt;BR&gt;&lt;BR&gt;&quot;그러니 상을 주마. 너에게는 이것을 듬뿍 먹여 주지.&quot;&lt;BR&gt;&lt;BR&gt;노엘의 양팔에서 예의 「아벨의 고리」가 힘차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벌린 왼손을 요우코에게 향하게 하고 팔꿈치를 굽힌 오른손을 가슴 높이에 고정한다. 마치 보이 지 않는 활을 겨누기라도 하듯이.&lt;BR&gt;재빨리 주위에 시선을 보내는 요우코. 그러나 퇴로를 차단하듯이 다른 EVA-R 들이 가로막는다. 그 모두가 같은 자세로 요우코를 노리고 있었다.&lt;BR&gt;&lt;BR&gt;&quot;이만큼의 「창」을 맞고 어떻게 될지가 기대 되는군.&quot;&lt;BR&gt;&lt;BR&gt;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울리며 EVA-R 들의 「아벨의 고리」가 회전 속도를 높인다.&lt;BR&gt;눈이 부실 정도의 빛이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더해 가고, 그것은 이윽고 왼손과 오른손을 잇는 거대한 활, 아니 「창」을 형성해 간다.&lt;BR&gt;&lt;BR&gt;&quot;뭘 하고 있는 거냐, 킨트, 요올. 네놈들도 해라!&quot;&lt;BR&gt;&lt;BR&gt;그 자리에 있던 여덞 명의 EVA-R 들 중에서 그 둘만이 「창」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lt;BR&gt;&lt;BR&gt;&quot;한 사람 상대하는데 「창」이 여덟 자루나 필요한가.&quot;&lt;BR&gt;&lt;BR&gt;냉담한 말투의 요올.&lt;BR&gt;&lt;BR&gt;&quot;네 녀석들이 못 맞춘다면 대신 쏴 주마.&quot;&lt;BR&gt;&lt;BR&gt;외면하는 킨트.&lt;BR&gt;&lt;BR&gt;&quot;흥, 실력이 없는 녀석은 입과 자존심만 살아난다고 하더니 정말이군 그래.&quot;&lt;BR&gt;&lt;BR&gt;노엘의 조소를 어금니를 악물어 견뎌 내는 두 사람. 요우코는 입가를 살짝 일그러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릎에 힘을 모았다.&lt;BR&gt;&lt;BR&gt;&quot;간다, 먹어라!&quot;&lt;BR&gt;&lt;BR&gt;노엘의 외침이 방아쇠가 되었다. 요우코는 온몸의 힘을 담아 뛰어올랐다 놀라움으로 눈을 크게 떴다. 몸이 무겁다. 천장을 차서 노엘의 등뒤에 착지할 생각이었는데 그 몸은 바닥에서 30 센티 정도 떨어졌을 뿐이었다. 힘이 약해져 있다. 뺨을 스쳤을 뿐인 방금 전의 단 한 번의 공격으로.&lt;BR&gt;거대한 빛이 사방에서 요우코를 꿰뚫는다.&lt;BR&gt;두 어깨와 양쪽 허벅지, 그리고 좌우 손바닥을 당했다. 충격으로 망가진 인형처럼데굴데굴 구르더니 낙법도 하지 못한 채 요우코는 바닥에 처박혔다. 상처는 고온으로 작열하고 출혈 자체는 적다. 그러나 그것이 치명상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고통을 주기 위해 아주 잠깐 목숨을 남겼을 뿐인 잔혹한 처사였다.&lt;BR&gt;&lt;BR&gt;&quot;흥, 성가시게 해 주셨군.&quot;&lt;BR&gt;&lt;BR&gt;노엘은, 아니, 그 자리에 있던 EVA-R 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뺨을 스쳤던 톰테의 일격만으로도 요우코의 에바가 힘을 잃었다는 사실을.&lt;BR&gt;&lt;BR&gt;&quot;금방 죽이지는 않으마. 그런 꼴이라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있으니까 말이지.&quot;&lt;BR&gt;&lt;BR&gt;다가가려는 노엘을 밀어젖히고 아스카가 요우코에게로 달려갔다.&lt;BR&gt;&lt;BR&gt;&quot;정신차려. 응? 정신차리란 말이야!&quot;&lt;BR&gt;&lt;BR&gt;엎어져 쓰러진 요우코의 귓가에서 외친다. 그러나 요우코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lt;BR&gt;응급 처치를 하고 싶어도 도구는 아무 것도 없고, 요우코의 상처는 너무나도 깊다.&lt;BR&gt;시시각각 요우코의 목숨은 깎여져 나가는 것이다.&lt;BR&gt;&lt;BR&gt;&quot;정신차려. 제발, 부탁이니까.&quot;&lt;BR&gt;&lt;BR&gt;요우코는 움직이지 않는다. 황급히 손을 잡는다. 손목에 맥박은 느껴지지 않는다.&lt;BR&gt;튕기듯이 등에 손을 얹는다. 호흡도 멎어 있었지만 심장은 아직 움직이고 있다. 어서 구하지 않으면.&lt;BR&gt;&lt;BR&gt;&quot;남 걱정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공주님.&quot;&lt;BR&gt;&lt;BR&gt;노엘의 목소리가 아스카를 향한다.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아스카를 괴롭히며 가지고 놀까, 라는 생각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킨트와 요올은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lt;BR&gt;&lt;BR&gt;&quot;이번에는 네 차례다. 우리들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그 녀석을 치료해 줘도 괜찮겠군.&quot;&lt;BR&gt;&lt;BR&gt;비웃는다. 이 상황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lt;BR&gt;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아스카는 노엘을 본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요우코를, 벽 부근에서 웅크리고 있는 아라시를, 엎어진 채 쓰러져 있는 라이를 순서대로 본다.&lt;BR&gt;&lt;BR&gt;&quot;정말로?&quot;&lt;BR&gt;&lt;BR&gt;&quot;그건 네가 하기 나름이겠지. 네가 열심히만 한다면 모두들 살아날 수 있을 거다.&quot;&lt;BR&gt;&lt;BR&gt;그런 생각은 조금도 하고 있지 않을 텐데도 노엘의 입은 잘도 돌아갔다.&lt;BR&gt;&lt;BR&gt;&quot;뭐, 뭘 하면 되는 건데?&quot;&lt;BR&gt;&lt;BR&gt;&quot;뭘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quot;&lt;BR&gt;&lt;BR&gt;아스카의 마음속에서 몇 번이고 갈등이 교차한다. 그러나 그것도 한 순간이다. 너무나도 시간은 없었으며, 선택지 따위 처음부터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lt;BR&gt;&lt;BR&gt;&quot;알았어.&quot;&lt;BR&gt;&lt;BR&gt;그 자리에서 일어나 하얗기만 한 원피스의 앞단추를 하나 풀었다.&lt;BR&gt;&lt;BR&gt;&quot;그 대신, 절대로 모두를 살려 줘야 돼.&quot;&lt;BR&gt;&lt;BR&gt;&quot;그럼, 약속해 주지.&quot;&lt;BR&gt;&lt;BR&gt;또 하나 단추를 푼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두 개. 공포로 무릎이 떨리는 것을 알수 있다.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다. 누군가에게 구해 달라고 외치고 싶다.&lt;BR&gt;&lt;BR&gt;&quot;절대로, 절대로야!&quot;&lt;BR&gt;&lt;BR&gt;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단추를 푸는 손이 떨려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힘들게 세 개째를 풀었다. 앞으로 한 개. 공포로 하얗게 표백된 머리에 단 하나 떠오른 것은 그 녀석의 얼굴이었다. 그것이 어째서인지를 생각할 여유도 없다.&lt;BR&gt;마지막 단추를 풀려 했을 때, 그것을 가로막듯이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렸다.&lt;BR&gt;&lt;BR&gt;&quot;칫칫칫, 쪼―까 기다려 보셔.&quot;&lt;BR&gt;&lt;BR&gt;&quot;뭐냐, 죽다 만 쓰레기 녀석. 얌전히 자고 있으라구.&quot;&lt;BR&gt;&lt;BR&gt;불쾌한 말투로 노엘이 독설을 퍼붓는다. 말을 건 소년은 깊숙이 쓴 카우보이 모자밑에서 입술을 치켜올린다. 얼굴 앞에 세운 검지를 좌우로 흔들면서.&lt;BR&gt;&lt;BR&gt;&quot;어―허, 거기까지다.&quot;&lt;BR&gt;&lt;BR&gt;그 관자놀이에 한 가닥의 선혈이 흘러내린다. 움직이지 않는 요우코와 블라우스의 마지막 단추에 손을 대던 아스카를 본다.&lt;BR&gt;&lt;BR&gt;&quot;자고 있으라고 했다. 이쪽은 지금부터 막 즐기려던 참이라구.&quot;&lt;BR&gt;&lt;BR&gt;그 말에 반응해서 웃음을 짓는다.&lt;BR&gt;&lt;BR&gt;&quot;이 쓰레기 녀석이. 네 파트너도 그렇게 말했지만 말이다!&quot;&lt;BR&gt;&lt;BR&gt;노엘의 말에 다른 EVA-R 들도 실소한다. 킨트와 요올마저도.&lt;BR&gt;&lt;BR&gt;&quot;이대로 나 살려라 도망친다면 봐 주마. 테이아이엘(아스카)의 스트립쇼에 대한 보수다.&quot;&lt;BR&gt;&lt;BR&gt;그는 좌우 양쪽에 걸고 있던 건 벨트에서 모제르를 뽑았다. 순간 EVA-R 들에게 살기가 가득 찬다. 그러나 라이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지는 않고, 탄창을 빼고 슬라이드를 당겨 약실 내에 장전되어 있던 한 방도 뽑아낸다. 그리고 살며시 바닥에 내려놓더니 발로 차서 노엘들에게 넘긴다. 잘 손질된 두 자루의 모제르가 노엘의 발밑에 모였다.&lt;BR&gt;&lt;BR&gt;&quot;흥, 어서 가 버려라.&quot;&lt;BR&gt;&lt;BR&gt;아스카는 그러한 행동의 의미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희미하게 보였던 빛이 단순히 환상이었다는 것은 틀림없었던 모양이다.&lt;BR&gt;&lt;BR&gt;&quot;아니, 그렇지 않다.&quot;&lt;BR&gt;&lt;BR&gt;사라져 버릴 것 같은 희미한 목소리가 아스카에게 들렸다. 놀라서 돌아본다. 엎어진 채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린 요우코의 목소리였다.&lt;BR&gt;&lt;BR&gt;&quot;라이는, 내 파트너는 그런 남자가 아니다.&quot;&lt;BR&gt;&lt;BR&gt;헛소리와 같은 말에 아스카는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lt;BR&gt;&lt;BR&gt;&quot;이걸 가지고 있어 줘.&quot;&lt;BR&gt;&lt;BR&gt;소년은 트레이드 마크인 카우보이 모자를 던졌다.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모자는 노엘을 넘어 아스카의 손에 떨어졌다. 버릇이 있는 붉은 머리가 드러나고, 주근깨가 나 있는 라이의 얼굴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려 보였다.&lt;BR&gt;&lt;BR&gt;&quot;어쩔 셈이냐, 쓰레기 녀석.&quot;&lt;BR&gt;&lt;BR&gt;&quot;내 파트너는 세계에서 제일 도움이 안 되는 녀석이지. 그러나 정말로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적은 없다.&quot;&lt;BR&gt;&lt;BR&gt;라이의 명랑한 녹색의 눈동자가 진홍빛으로 빛난다. 좌우로 뻗은 팔 끝에서 두 손이 벌어진다.&lt;BR&gt;&lt;BR&gt;&quot;내 상대는 어느 녀석이냐?&quot;&lt;BR&gt;&lt;BR&gt;여느 때와 다름없는 말투로 라이는 선전포고를 한다.&lt;BR&gt;&lt;BR&gt;&quot;흥, 네 녀석들로 마무리를 지으라구. 킨트, 요올.&quot;&lt;BR&gt;&lt;BR&gt;무뚝뚝한 얼굴을 한 두 사람이 조용히 한 걸음 내딛는다. 그 발끝 3 센티 앞의 바닥이 터졌다. 동시에 멈춰 서는 킨트와 요올.&lt;BR&gt;&lt;BR&gt;&quot;쓸데없는 저항이라는 걸 모르겠냐?&quot;&lt;BR&gt;&lt;BR&gt;킨트가 맹수처럼 으르렁거린다.&lt;BR&gt;&lt;BR&gt;&quot;1 퍼센트라도 가능성이 있는 이상은 그만두지 않겠어.&quot;&lt;BR&gt;&lt;BR&gt;진홍빛 눈동자로 라이가 대꾸한다.&lt;BR&gt;&lt;BR&gt;&quot;1 퍼센트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quot;&lt;BR&gt;&lt;BR&gt;요올은 그저 조용히 라이를 응시한다.&lt;BR&gt;&lt;BR&gt;&quot;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가능성이 제로가 되지는 않지.&quot;&lt;BR&gt;&lt;BR&gt;뺨을 치켜올리며 라이가 웃는다.&lt;BR&gt;&lt;BR&gt;&quot;금방 제로가 될 거다.&quot;&lt;BR&gt;&lt;BR&gt;&quot;당신의 목숨과 함께.&quot;&lt;BR&gt;&lt;BR&gt;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상이 온통 하얗게 물들었다. 아스카는 눈을 뜨고 있지도 못한 채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바로 옆에 벼락이 떨어진 것 같은 폭발 소리가 몇초 동안 고막을 압도한다. 그러나 그것이 느닷없이 정적으로 뒤바뀐다. 마비된 청각으로 겨우 들은 것은 딱딱한 뭔가가 바닥에 크게 부딪히는 소리뿐이었다.&lt;BR&gt;&lt;BR&gt;&quot;결국, 도움이 되지는 못했군.&quot;&lt;BR&gt;&lt;BR&gt;킨트가 뱉은 침이 엎어져 쓰러진 라이의 머리를 스친다.&lt;BR&gt;&lt;BR&gt;&quot;그러나 아무런 예비동작도 없이 그 정도의 「뇌광」을 발사하다니. 그것도 우리들모두에 대해. 「벽」이 없었다면 지금쯤은...&quot;&lt;BR&gt;&lt;BR&gt;라이를 내려다보는 요올의 목소리에 여유는 없다.&lt;BR&gt;&lt;BR&gt;&quot;흥, 그렇다고 해도 이긴 것은 우리들이다.&quot;&lt;BR&gt;&lt;BR&gt;힘을 해방하고 무방비 상태가 된 라이를 단숨에 짓눌렀다. 그것은 킨트가 말한 것처럼 승리였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도 가슴에 남아 걸리적거리는 이 기묘한 느낌은 무엇인가.&lt;BR&gt;&lt;BR&gt;&quot;성대한 불꽃놀이쯤으로 생각하면 돼. 실제로 우리들에게는 아무런 상처도 없고 말이지.&quot;&lt;BR&gt;&lt;BR&gt;노엘이 혀를 내밀면서 비웃는다. 힘차게 회전하던 목의 「아벨의 고리」가 서서히속도를 떨어뜨리고, 이윽고 힘을 잃고 단순한 목걸이가 되어 목에 걸쳐진다. 그 은 빛의 표면에 희미하게 그늘이 져 있었다.&lt;BR&gt;&lt;BR&gt;&quot;노엘, 고리가 이, 이상해.&quot;&lt;BR&gt;&lt;BR&gt;풋키의 말에 노엘은 눈썹을 찌뿌리며 목에 걸려 있는 고리를 잡는다. 표면의 일부에 살짝 금이 가 있는 것이 보였다.&lt;BR&gt;&lt;BR&gt;&quot;하, 이 녀석도 슬슬 바꿀 때가 된 모양이지. 이제는 우리들에게 대항할 바보도 없으니 있어도 없어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야.&quot;&lt;BR&gt;&lt;BR&gt;노엘은 자신만만하게 화제를 끊더니 거드름을 피우듯이 아스카를 노려본다.&lt;BR&gt;&lt;BR&gt;&quot;항, 흥이 깨졌군. 스트립쇼도 거기까지다. 이제부터는 내 방식대로 하도록 하지.&quot;&lt;BR&gt;&lt;BR&gt;노엘이 사라졌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아스카의 두 어깨를 뒤쪽에서 잡고 있었다.&lt;BR&gt;&lt;BR&gt;&quot;그, 만해.&quot;&lt;BR&gt;&lt;BR&gt;그 발목을 잡는 요우코. 움직일 리가 없는 왼손으로 요우코는 아직도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lt;BR&gt;&lt;BR&gt;&quot;네가 나설 차례는 끝났다구.&quot;&lt;BR&gt;&lt;BR&gt;노엘이 가볍게 다리를 휘두르는 것만으로 요우코는 마치 인형처럼 내던져졌다. 낙법이고 뭐고 없다. 머리부터 바닥에 처박혀 두세 바퀴 구르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않게 되었다.&lt;BR&gt;&lt;BR&gt;&quot;역시, 여자는 울고 있는 편이 좋군.&quot;&lt;BR&gt;&lt;BR&gt;뒤에서부터 블라우스가 찢어진다. 휴지보다도 더 간단히. 드러나는 피부와 브래지어의 끈. 공포와 절망이 아스카의 머리에서 폭발한다.&lt;BR&gt;시간이 정지한다.&lt;BR&gt;망가진 인형처럼 엉망진창인 모습으로 쓰러진 요우코가 보였다. 붉은 머리를 더욱붉은 피로 물들인 라이가 보였다.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않는 아라시가 보였다. 모두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등뒤에서 맹수의 숨결과 시선을 느꼈다. 똑같은 얼굴이 자신을 보고 있다. 몹시 우스꽝스러우면서 현실감이라고 는 조금도 없는 풍경. 그러나 이것이 지금의 아스카의 현실이었다.&lt;BR&gt;복받치는 비명을 억누를 수가 없다. 공포가, 순수한 공포가 뇌를 불태워 없애 버리려 하고 있었다.&lt;BR&gt;외쳤다. 거절을 말로 바꿔 몇 번이고 소리질렀다. 넘어지듯이 도망쳤다. 남자들이 웃으며 뒤쫓아온다. 둘러싸여 있다. 도망칠 곳 따위는 없다. 두 팔로 가린 가슴이,드러난 등이, 남자들의 웃음소리가 아스카를 몰아 붙인다.&lt;BR&gt;구해 줘!&lt;BR&gt;뭔가가 머리속에서 산산이 부서졌다.&lt;BR&gt;팔을 잡혔다. 두 손목이 각각 다른 남자들에 의해 잡혀서 벽에 눌린다. 남은 블라우스와 브래지어가 거칠게 벗겨져 나간다.&lt;BR&gt;구해 줘!!&lt;BR&gt;눈물이 넘쳐 흘렀다.&lt;BR&gt;믿음직하지 못한 얼굴로 미소짓는 소년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동경했던 어른 남성의 얼굴도 아니라, 이 순간 아스카의 머리에 나타나 준 것은 그소년이었다.&lt;BR&gt;신지.&lt;BR&gt;갑자기 그 이름이 생각났다.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다. 마치 댐을 허문 것처럼 온갖 추억이 아스카를 가득 채운다. 그랬다, 어째서 잊고 있었던 것일까. 소꿉친구로 철이 들 무렵에는 함께 있었고, 누구보다도 가까이 있었으며, 언제나 함께였다.&lt;BR&gt;어째서 이럴 때 기억이 나 버린 것일까.&lt;BR&gt;신지, 미안해.&lt;BR&gt;기억났는데. 겨우 기억해 냈는데.&lt;BR&gt;다시 한 번 외쳤다.&lt;BR&gt;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신지는 제레 빌딩 앞 200 미터 부근의 도로 위에 누워 있었다. 바람과 비가 등을 두드린다. 납덩이 같은 피로가 사슬이 되어 온몸을 휘감는다. 숨을 쉬는 것조차 괴로웠으며, 쓰러진 채 일어날 수조차도 없었다.&lt;BR&gt;이미 오래 전에 한계는 넘어서 버렸다. 더군다나 몸이 무겁다. 특히 몸의 몇 부분이 탈력한 것처럼 마비되어 있다. 또다시 누군가가 희생된 것인지도 모른다. 뜨거워진 몸에는 비가 기분 좋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순식간에 날아간다. 복받친 위액을 토해내자 피가 섞여 있었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일어나기 위해 힘을 준다. 무릎이 이상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일어나려다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누군가가 부축했다.&lt;BR&gt;&lt;BR&gt;&quot;미야, 양?&quot;&lt;BR&gt;&lt;BR&gt;&quot;......이래서 누군가를 구할 수 있겠어?&quot;&lt;BR&gt;&lt;BR&gt;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견디듯이 미야는 작게 중얼거린다. 신지는 거친 숨을 가다듬으면서 짧게 대답한다.&lt;BR&gt;&lt;BR&gt;&quot;그러기 위해서 온 거야.&quot;&lt;BR&gt;&lt;BR&gt;비틀거리는 몸에 채찍질을 가하며 신지는 한 걸음 내딛으려 한다. 그러나 그 몸을 미야가 있는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lt;BR&gt;&lt;BR&gt;&quot;조금만 더, 이러고 있자.&quot;&lt;BR&gt;&lt;BR&gt;등에 따스함이 퍼진다. 새어 나오려는 말을 필사적으로 억누른다. &quot;이제 그만해.&quot;&lt;BR&gt;&lt;BR&gt;가만히 지켜 보겠다며 굳게 다짐했는데.&lt;BR&gt;외침소리가 들렸다.&lt;BR&gt;머리 전체를 가득 채울 만큼 압도적인 기세로 뿜어져 들어오는 「목소리」.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목소리」. 미야는 혼란스러웠다. 이것은 누구의 「목소리」지?&lt;BR&gt;&lt;BR&gt;&quot;......아스카.&quot;&lt;BR&gt;&lt;BR&gt;몇 초의 시간차를 두고 신지는 이해했다. 그것은 아스카의 외침소리. 공포와 절망에 드러나 버린 소오류 아스카의 외침이다.&lt;BR&gt;&lt;BR&gt;&quot;가야 돼.&quot;&lt;BR&gt;&lt;BR&gt;신지는 반쯤 밀어젖히듯 미야에게서 떨어지더니, 오른 다리를 질질 끌듯이 달리기시작했다. 완만했지만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 동안에도 외침은 더욱 크게, 처참함을 더해 간다.&lt;BR&gt;&lt;BR&gt;&quot;아스카, 아스카, 아스카.&quot;&lt;BR&gt;&lt;BR&gt;되풀이하면서 신지는 달린다. 올려다본 시선 끝에 폭풍을 거스르며 우뚝 막아서는 거대한 빌딩의 모습이 보였다. 저곳에, 저 안에 아스카가 있다.&lt;BR&gt;더 빨리, 더 빨리. 아스카가, 아스카가 부르고 있어. 조금씩 몸에 힘이 돌아온다.&lt;BR&gt;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속도가 빨라진다. 정신을 차린 미야가 뒤쫓아간다. 아직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속도였으며 거리였다.&lt;BR&gt;그리고 깨달았다. 신지의 변화에.&lt;BR&gt;발끝에서부터 밤의 어둠 그 자체인 검은 얼룩이 퍼져 나간다. 신지의 몸을 얼룩이 기어올라 간다. 무릎을 지나, 허리를 뒤덮고, 등을 치닫아 어깨에 도달한다. 팔로 뻗어 얼굴이 어둠의 색으로 물들자 이번에는 하얀 줄무늬가 온몸을 휘감는다. 미야의 기억속에 있는 모양. 저것은 사요코의 제어구와 똑같다.&lt;BR&gt;&lt;BR&gt;&quot;안 돼, 신지군!&quot;&lt;BR&gt;&lt;BR&gt;미야는 단숨에 거리를 좁혀 신지의 팔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lt;BR&gt;&lt;BR&gt;&quot;아스카―!&quot;&lt;BR&gt;&lt;BR&gt;신지의 오른팔이 환영처럼 흐려지며, 잡으려 했던 손이 지나쳐 버린다.&lt;BR&gt;&lt;BR&gt;&quot;아아아아아―&quot;&lt;BR&gt;&lt;BR&gt;신지가 날아간다.&lt;BR&gt;칠흑과 순백의 줄무늬로 뒤덮인 신지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뒤쫓아가려던 미야는 갑작기 목표를 잃고 비틀거리다 그대로 비에 젖은 아스팔트에 쓰러졌다.&lt;BR&gt;가 버렸다.&lt;BR&gt;역시 막을 수는 없었다. 분노도 후회도 아닌, 그저 분함과 무력함이 가슴에 가득찼다.&lt;BR&gt;가 버린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하얗고 가느다란 몸이 보였다. 풍부한 붉은 머리, 그리운 푸른 눈동자. 계속 그리던, 만나고 싶었던 소녀가 눈앞에 있었다.&lt;BR&gt;그런데 가느다란 그 손목을 붙잡고는 벽에 대고 누르고 있다. 저 검은 그림자들은 뭐지. 아스카를 둘러싸고, 팔다리를 잡고, 움직이지 못하는 아스카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lt;BR&gt;이 녀석들을 죽이자.&lt;BR&gt;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신지는 그렇게 마음 먹었다. 그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아무 것도 없다. 단지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다.&lt;BR&gt;결정한 이상 실행해야만 한다.&lt;BR&gt;한 순간이라도 빨리, 완벽하게.&lt;BR&gt;사고가 폭발하고 모든 것이 살의로 뒤바뀐다. 그리운 그 감각이 되살아난다. 몸안에서 포효가 치닫는다. 이성의 사슬을 뜯어내며 또다시 짐승이 해방된다.&lt;BR&gt;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lt;BR&gt;왼쪽 눈이 황금색으로 빛나고, 오른쪽 눈이 불꽃이 되어 불타오른다. 그것은 빛나는 천사의 모습이 아니라, 영맹(獰猛)한 짐승의 왕 그 자체였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오랜만에 뵙습니다.&lt;BR&gt;왠지 무지무지 오랜만이어서 업데이트 하는 방법을 한동안 기억해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평소 때보다 적을지도. 꽤나 오랫동안 게을렀던 주제에 어쩐지 송구스럽습니다만, 그 부분은 부디 봐 주시기를.&lt;BR&gt;에바 극장판을 보고 난 후로 계속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장면을 간신히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랄까 다음은 언제냐, 라는 건 묻지 않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만,오래 전부터 머리속에 있었던 장면이랍니다.&lt;BR&gt;조금씩 가까워져 가는구나― 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lt;BR&gt;이런 갱신 페이스입니다만, 시간이 있을 때라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lt;BR&gt;최근에는 메일을 보내 주셔도 제대로 답장도 보내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습니다.&lt;BR&gt;다만 이번에 어떻게 해서든 갱신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은 많은 메일을 주셨기때문이었습니다.&lt;BR&gt;역시 글씀이의 엉덩이를 걷어찰 수 있는 것은 감상 메일이구나― 라는 것을 조금느꼈답니다.&lt;BR&gt;기럼, 다음에 또.&lt;BR&gt;nary&lt;BR&gt;2003/09/20&lt;BR&gt;&lt;BR&gt;*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일본의 (C)GAINAX 의 작품입니다.&lt;BR&gt;* 「Genesis Q」는 成重貴幸 씨의 인터넷 홈페이지 「Genesis Q」에 연재중인 에반게리온 팬 픽션 소설입니다.&lt;BR&gt;* E-mail : 홍군(hebikun@hanmail.net) | nary(nary@big.or.jp)&lt;BR&gt;* URL : 홍군(http://hebikun.egloos.com/) | nary(http://www2.big.or.jp/~nary/shumi.html)&lt;BR&gt;* 이 글을 다른 곳에 옮기고자 하실 때는 사전에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amp;lt; 홍군 &amp;gt; </description>
<author>소류·아스카™</author>
<pubDate>Wed, 11 Jun 2008 19:33:1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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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Genesis Q : 제25화 결전 제 3 신토쿄시 - Part.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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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NEON GENESIS EVANGELION&lt;BR&gt;「Genesis Q (제 25 화 Part.E)」&lt;BR&gt;&lt;BR&gt;&lt;BR&gt;마이의 힘차고 힘찬 대답에 메이는 부드럽게 미소짓는다.&lt;BR&gt;&lt;BR&gt;&quot;괜찮아, 아무도 죽게 하지는 않겠어. 그러니까 우리들을 믿어.&quot;&lt;BR&gt;&lt;BR&gt;메이의 가느다란 팔이 등뒤에서 마이를 안는다.&lt;BR&gt;&lt;BR&gt;&quot;근데, 어떻게 하는 거야?&quot;&lt;BR&gt;&lt;BR&gt;&quot;맞아. 저 목걸이는 진동을 감지하는 타입일 거야. 무리해서 벗기려고 했다가는 그자리에서 쾅! 하고 터져 버릴 거라구.&quot;&lt;BR&gt;&lt;BR&gt;얼굴이 창백한 츠바사가 끼어든다.&lt;BR&gt;&lt;BR&gt;&quot;저런 타입은 본 적이 있어. 목걸이 안에 지향성이 높은 폭약이 설치되어 있지. 폭발이 일어나면 미즈호의 목잇!&quot;&lt;BR&gt;&lt;BR&gt;그 이상은 무서워서 입에 담을 수 없었다.&lt;BR&gt;&lt;BR&gt;&quot;괜찮아. 센서가 작동하기 전에 끝나니까.&quot;&lt;BR&gt;&lt;BR&gt;메이의 말과 웃음에 츠바사는 난처해 한다.&lt;BR&gt;&lt;BR&gt;&quot;마이의 힘으로 저 목걸이의 분자 결합 자체를 파괴해 부수는 거야.&quot;&lt;BR&gt;&lt;BR&gt;메이는 매우 간단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신지와 미즈호를 제외한 모두의 얼굴이 동시에 흐려진다.&lt;BR&gt;&lt;BR&gt;&quot;두 사람의 「코러스」라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코러스」&lt;BR&gt;&lt;BR&gt;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지. 고유의 진동파를 조정하는 동안에 목걸이의 센서가 이상을 탐지해서 폭발을 일으킬 거다.&quot;&lt;BR&gt;&lt;BR&gt;텐마의 대답은 모두의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고 있었다.&lt;BR&gt;&lt;BR&gt;&quot;그래, 알고 있어. 우리들 두 사람의 「코러스」라면 그렇게 되겠지.&quot;&lt;BR&gt;&lt;BR&gt;함축성 있는 말로 메이가 대답한다.&lt;BR&gt;&lt;BR&gt;&quot;그러니까 혼자서 하는 거야. 마이 혼자서.&quot;&lt;BR&gt;&lt;BR&gt;메이의 팔이 마이를 꼭 끌어안는다.&lt;BR&gt;&lt;BR&gt;&quot;마이, 으응, 언니. 부탁이 있어.&quot;&lt;BR&gt;&lt;BR&gt;&quot;뭔데에?&quot;&lt;BR&gt;&lt;BR&gt;아래쪽에서 올려다보는 마이와 위에서 들여다보는 메이. 그 웃음은 사라져 없어질것만 같이 덧없어 보였다.&lt;BR&gt;&lt;BR&gt;&quot;나를 버려 줘.&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차가운 손에 입이 막힌 채, 아스카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어둠을 노려보는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사실 잘 모르고 있다. 그저 자신이 살았다는 것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 단, 이것이 오히려 질이 더 나쁜 일행에게 납치당한 것이 아닐 경우의 이야기지만.&lt;BR&gt;기척은 두 사람...인 것 같다. 가까이 서 있는 소년인 듯한 인물의 기척은 뚜렷하다. 그런데도 지금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소녀인 듯한 인물의 기척은 거의 느껴지지가 않는다. 마치 어둠의 저편에서 손만이 자라나 있는 것 같다.&lt;BR&gt;&lt;BR&gt;&quot;이봐, 요우코. 이젠 어떡할 거냐?&quot;&lt;BR&gt;&lt;BR&gt;밝은 목소리.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소년의 말에 어둠 속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대답한다.&lt;BR&gt;&lt;BR&gt;&quot;상대의 움직임을 살핀다. 이쪽에서 섣불리 움직여서 상대에게 위치를 가르쳐줄 필요도 없겠지.&quot;&lt;BR&gt;&lt;BR&gt;차갑지만 아름다운 목소리다. 억제되어 감정은 전혀 느낄 수가 없지만.&lt;BR&gt;&lt;BR&gt;&quot;건 그렇지만, 이대로 여기 숨어 있어도 괜찮겠냐?&quot;&lt;BR&gt;&lt;BR&gt;&quot;녀석들에게는 우리들을 몰아붙일 방법이 없다. 게다가 이 정전상태는 길어야 앞으로 몇 시간일 거다. 그것만 넘기면 녀석들의 주인에게 알려 주면 돼. 그쪽에서 마중 나와 줄 거다.&quot;&lt;BR&gt;&lt;BR&gt;거기서 기척이 조금 움직인다. 소녀가 이쪽을 본 모양이다.&lt;BR&gt;&lt;BR&gt;&quot;신기한가? 우리들이 너를 구한 것이.&quot;&lt;BR&gt;&lt;BR&gt;그것이 자신에 대한 질문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몇 초의 시간이 필요했다. 입은 여전히 막혀 있었기 때문에 작게 끄덕인다.&lt;BR&gt;&lt;BR&gt;&quot;우리들 두 사람은 레이의 어릴 적 친구다. 마찬가지로 동료인 참견쟁이 녀석에게 너의 호위를 부탁받았지. 너를 무사히 그 여자에게 데려가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다.&quot;&lt;BR&gt;&lt;BR&gt;&quot;사실은 그냥 이대로 보내 주고 싶지만... 미안해.&quot;&lt;BR&gt;&lt;BR&gt;소년이 진심으로 미안해 하며 그렇게 말했다.&lt;BR&gt;&lt;BR&gt;&quot;임무에 감정을 개입하지 말아라.&quot;&lt;BR&gt;&lt;BR&gt;&quot;그렇지만 말이야아.&quot;&lt;BR&gt;&lt;BR&gt;&quot;닥쳐라.&quot;&lt;BR&gt;&lt;BR&gt;입장은 소녀쪽이 한수 위인 모양이다.&lt;BR&gt;&lt;BR&gt;&quot;......일단 이름은 밝혀 두도록 하지. 나는 요우코, 그쪽은 라이다.&quot;&lt;BR&gt;&lt;BR&gt;&quot;잘 부탁해.&quot;&lt;BR&gt;&lt;BR&gt;묘하게 온도 차이가 있는 콤비다. 그것이 아스카의 솔직한 감상이었다.&lt;BR&gt;&lt;BR&gt;&quot;자아, 당분간은 이대로 가만히 있기로 할까. 이런 건 좀 싫지만.&quot;&lt;BR&gt;&lt;BR&gt;소년의 말은 마치 선생님 말씀을 거역하지 못하는 초등학생과 같은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lt;BR&gt;&lt;BR&gt;&quot;가만히 기다리고 있게 해 준다면, 말이지.&quot;&lt;BR&gt;&lt;BR&gt;아스카에게도 이 두 사람이 호흡이 잘 맞는 콤비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들도 또한 상식을 뛰어넘는 능력을 지닌 에바의 사도라는 것도. 그렇지만 어디까지나두 사람일 뿐이다. EVA-R 이라고 밝힌 일행은 여덟 명은 있었다. 이 두 사람만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일까. 갑자기 온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어둠에 몸을 숨기는 것이 오늘밤만 벌써 두 번째. 그리고 그 때 곁에 있던 그는...&lt;BR&gt;&lt;BR&gt;&quot;움직였군.&quot;&lt;BR&gt;&lt;BR&gt;아스카의 생각을 요우코의 목소리가 가로막았다. 놀라서 고개를 든다. 시력을 빼앗기고 있는 탓에 예민해진 귀에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려온다.&lt;BR&gt;&lt;BR&gt;&quot;.....와라. 쥐새끼들. 그렇......으면, 동료 중 한 사람.....을 거다.&quot;&lt;BR&gt;&lt;BR&gt;얼마만큼 떨어진 곳에서 그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그 내용이 몹시 험악하다는 것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lt;BR&gt;&lt;BR&gt;&quot;녀석들, 인질을 잡은 모양인데.&quot;&lt;BR&gt;&lt;BR&gt;&quot;그렇겠지. 상식적인 작전이다.&quot;&lt;BR&gt;&lt;BR&gt;어디까지나 냉정한 요우코의 말이 아스카의 가슴을 찌른다.&lt;BR&gt;&lt;BR&gt;&quot;누가... 잡혀 있어?&quot;&lt;BR&gt;&lt;BR&gt;&quot;현재 거기에 딱 들어맞는 동료는 한 명밖에 없다.&quot;&lt;BR&gt;&lt;BR&gt;아스카의 머리가 새하얗게 물든다. 동시에 멀리서 들려오는 불쾌한 목소리가 정답을 알려 주었다.&lt;BR&gt;&lt;BR&gt;&quot;너희들의 동료인 아라시란 녀석의 목숨이 아까우면 튀어나와라. 아직은 살려 두었다. 얼마나 더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quot;&lt;BR&gt;&lt;BR&gt;이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까보다 뚜렷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름이 아스카의 등골을 타고 내린다. 살아 있었다. 살아 있어 주었다. 그러나 죽어 가 고 있다. 저 녀석들에게 잡혀 있다. 구해야 돼! 반사적으로 뛰쳐나가려는 몸을 요우코가 붙든다. 마치 밧줄에 꽁꽁 묶인 것처럼 꼼짝도 할 수가 없다.&lt;BR&gt;&lt;BR&gt;&quot;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만 이것은 함정이다.&quot;&lt;BR&gt;&lt;BR&gt;&quot;하지만 아라시가!&quot;&lt;BR&gt;&lt;BR&gt;&quot;이미 살아 있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quot;&lt;BR&gt;&lt;BR&gt;아스카의 머리가 단 한 순간 식었다 이에 반발하듯이 뜨거워졌다.&lt;BR&gt;&lt;BR&gt;&quot;뭐야, 그건. 너희들의 동료잖아.&quot;&lt;BR&gt;&lt;BR&gt;참으려고 노력은 했지만 목소리가 커진다. 아라시를 버리고 왔다는 사실이 아스카의 마음에 계속 걸리고 있었다.&lt;BR&gt;&lt;BR&gt;&quot;그래, 동료다. 그래서 알 수 있지. 그 녀석은 네가 구하러 와 줬으면 한다는 생각따위는 하고 있지 않아.&quot;&lt;BR&gt;&lt;BR&gt;그렇게 단언하는 말에 망설였다.&lt;BR&gt;&lt;BR&gt;&quot;그런 건 모르잖아.&quot;&lt;BR&gt;&lt;BR&gt;&quot;알 수 있다.&quot;&lt;BR&gt;&lt;BR&gt;&quot;어떻게 아냐구.&quot;&lt;BR&gt;&lt;BR&gt;&quot;네가 말했지. 우리들은 동료다. 아라시가 생각하는 일이라면 알 수 있다.&quot;&lt;BR&gt;&lt;BR&gt;그것은 힘이 담긴 말이었다.&lt;BR&gt;&lt;BR&gt;&quot;그 녀석은 너를 도망칠 수 있게 해서 만족하고 있을 거다.&quot;&lt;BR&gt;&lt;BR&gt;&quot;아라시가 해 낸 일을, 너를 도망칠 수 있게 한 일을 물거품으로 돌리지 말아 줘.&quot;&lt;BR&gt;&lt;BR&gt;타이르는 듯한 라이의 말. 이렇게까지 단언할 수 있을 만큼 그들의 유대감은 깊은 것일까.&lt;BR&gt;&lt;BR&gt;&quot;동료잖아. 구하고 싶지 않아?&quot;&lt;BR&gt;&lt;BR&gt;&quot;임무에 감정은 개입하지 않는다.&quot;&lt;BR&gt;&lt;BR&gt;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분노를 담아 노려보려고 하자 어둠 속에 떠오른 진홍빛의 두 눈과 눈이 마주쳤다. 설득하는 것은 무리라고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이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것이 옳다고 판단하고 있다.&lt;BR&gt;&lt;BR&gt;&quot;서둘러라! 그 자식 지금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다구. 대부분의 피를 뽑아 버려 줬으니까 말이야. 최상층에 있는 회의실이다. 10분 안에 나와 준다면 그 녀석을 구해 주마.&quot;&lt;BR&gt;&lt;BR&gt;목소리는 더욱 분명하게 들렸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분명하다. 발소리도 들린다.&lt;BR&gt;한 사람인가, 두 사람. 다가오고 있다. 이 방 앞의 복도를 걷고 있다. 요우코도 라이도 움직이지 않는다. 모든 신경을 바깥의 EVA-R 들에게 쏟고 있다.&lt;BR&gt;기회는 지금밖에 없다.&lt;BR&gt;아스카는 자세를 낮추고 그대로 돌진했다. 그것은 완전히 요우코와 라이의 예상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과장된 발소리와 부딪친 의자인가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 책상위에서 무거운 디스플레이가 떨어져 깨지는 소리. 성대한 잡음이 어둠 속에 울려퍼진다.&lt;BR&gt;&lt;BR&gt;&quot;누구냐!&quot;&lt;BR&gt;&lt;BR&gt;바로 방문이 열리고 두 명의 EVA-R 이 나타난다. 그들의 적외선 암시 장치에 허를 찔려 일어선 채로 있는 요우코와 라이의 모습이 비쳤다.&lt;BR&gt;&lt;BR&gt;&quot;거기 있었군!&quot;&lt;BR&gt;&lt;BR&gt;두 사람이 덤벼든다. 거기까지 지켜보고 나서, 아스카는 허리를 굽힌 채 미끄러지듯이 출구를 향해 달렸다. 자신을 구해 준 라이와 요우코에게 사과하면서, 또 한편으로 동료를 버리려고 한 두 사람에게 독설을 퍼부으면서.&lt;BR&gt;&lt;BR&gt;&quot;기다리고 있어, 아라시!&quot;&lt;BR&gt;&lt;BR&gt;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스카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몸이 명령하는 대로 최상층을 향해서 달렸다.&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눈을 감으면 지금도 그 때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하얀 벽과 천장과 바닥으로 둘러싸인,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나날의 연속 뒤에 일어난 그 날의 일.&lt;BR&gt;일란성 쌍둥이인 에바 보유자.&lt;BR&gt;그것이 그녀들에게 있어서의 이점이었으며 그 실험이 행해진 최대의 이유였다. 그무렵의 그 사람은 에바를 다른 사람에게 이식한다는 것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란성 쌍둥이는 완전히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다. 에바는 유전자에 의해 타인을 인식하는가. 유전자가 같다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가. 그녀들의 에바가 서로 거부 반응을 일으킬 것인가.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테마였던 모양이다.&lt;BR&gt;그녀들에게 있어서는 알 바가 아니었지만.&lt;BR&gt;거부 반응은 일어났다. 한 사람에게는 경미하게, 또 한 사람에게는 매우 크게. 에 바는 마음에도 영향을 받는 것일까. 활발한 언니의 에바와 조용한 여동생의 에바는 서로 섞여 하나가 되지는 않았다. 남은 것은 언니뿐. 여동생은 시체는 지금도 경화베이클라이트의 흐릿한 오렌지색 안에 잠들어 있다. 누구도 두 번 다시 보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여동생은 언니 안에 자신의 분신을 남겼다. 언니의 몸안에 이식된 여동생의 혈액과 에바. 언니는 여동생을 잃은 절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녀의 에바는 숙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전력으로 기적을 연출했다. 여동생의 에바와 혈액에서 그녀를 복원한 것이다. 실체가 없는 그녀를 위해 「벽」을 응용한 형상을 만들어 냈다. 여동생의 에바는 자신의 존속을 위해 적극적으로 그것을 도왔고 여동생의 정신을 언니 안에서 재구성했다. 한 사람의 몸에 두 사람의 마음이 깃든다. 그녀들은 그렇게 해서 절망을 극복했다. 그러나 대가는 있었다. 이식받은 여동생의 에바의 영향인지, 언제나 여동생의 몸을 「벽」으로 유지하는 부담 때문인지,여동생의 몸은 성장을 멈췄다.&lt;BR&gt;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믿어 왔다.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두 사람이 모두 알고 있더라도 스스로 그것을 입에 담는 것은 두려웠다. 시간만이 잔혹하게 흐르고 그녀들을 지켜보는 소년을 조금씩 몰아 붙였다. 영원히 계속되리라 생각되었던 기묘한 삼각관계. 그러나 영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한일이다. 그러나 누구의 생각보다도 그 끝이 찾아오는 것은 빨랐다. 어쩌면 너무 늦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훨씬 오래 전, 그 날 일어났어야 하는 종말이며, 그시계를 멈춘 것은 그녀들이었다. 시간이 따라잡았다. 그리고 그녀들은 도망치는 것을 그만두어야만 했다. 적어도 여동생은 그렇게 믿고 멈춰 섰다. 자신에게 있어서무엇보다도 소중한 언니와 소년을 위해서.&lt;BR&gt;시간을 움직이자. 비록 그것이 어떠한 결말을 준비하고 있더라도. 한 번 끝낸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시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lt;BR&gt;&lt;BR&gt;&quot;나를 버려 줘.&quot;&lt;BR&gt;&lt;BR&gt;&quot;버려...?&quot;&lt;BR&gt;&lt;BR&gt;의미를 알지 못한 채 마이는 되물었다.&lt;BR&gt;&lt;BR&gt;&quot;그래, 버리는 거야. 이제, 충분하잖아. 그러니까... 응?&quot;&lt;BR&gt;&lt;BR&gt;&quot;무슨 말을 허는 거여!&quot;&lt;BR&gt;&lt;BR&gt;타이지가 끼어든다.&lt;BR&gt;&lt;BR&gt;&quot;메이, 니 지금 무슨 말을 허는 건지 알고나 있는 거여?&quot;&lt;BR&gt;&lt;BR&gt;&quot;물론이야. 잘 이해하고 있어.&quot;&lt;BR&gt;&lt;BR&gt;타이지와는 대조적으로 메이는 어디까지나 냉정했다.&lt;BR&gt;&lt;BR&gt;&quot;언니가 나를 유지하기 위해서 쓰고 있는 힘을 해방시키면 「코러스」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목걸이를 부술 수가 있어. 그 날까지 우리들은 그것을 할 수 있었는걸.&quot;&lt;BR&gt;&lt;BR&gt;&quot;무슨 얘기야, 메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quot;&lt;BR&gt;&lt;BR&gt;마이의 눈동자는 난처함과 공포로 흔들리고 있다. 무엇인가가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어 간다.&lt;BR&gt;&lt;BR&gt;&quot;언니라면 미즈호를 구할 수 있어. 확실하게.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방해가 돼. 그러니까 나를 버려 줘. 그러면 미즈호도 리키도 구할 수 있어.&quot;&lt;BR&gt;&lt;BR&gt;조용히 타이르는 듯한 말투였다.&lt;BR&gt;&lt;BR&gt;&quot;그치만 메이는? 메이는 어떻게 돼?&quot;&lt;BR&gt;&lt;BR&gt;&quot;난 이제 됐어. 왜냐면 훨씬 전에 난...&quot;&lt;BR&gt;&lt;BR&gt;&quot;그만해, 메이. 그런 말은 하지 마.&quot;&lt;BR&gt;&lt;BR&gt;사요코가 메이에게 달려온다.&lt;BR&gt;&lt;BR&gt;&quot;아까 아무도 죽거나 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했잖아.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니?&quot;&lt;BR&gt;&lt;BR&gt;&quot;정말이야. 아무도 죽지는 않아. 그저 망령이 하나 사라질 뿐.&quot;&lt;BR&gt;&lt;BR&gt;&quot;그건 궤변이야. 실제로 넌 여기에 있잖아.&quot;&lt;BR&gt;&lt;BR&gt;&quot;언제까지나 이런 일을 계속할 수는 없어. 마침 잘된 거야. 동료를 둘이나 구할 수있는걸.&quot;&lt;BR&gt;&lt;BR&gt;&quot;안 돼!&quot;&lt;BR&gt;&lt;BR&gt;마이가 메이를 붙들고 매달린다.&lt;BR&gt;&lt;BR&gt;&quot;안 돼, 메이는 가면 안 돼!&quot;&lt;BR&gt;&lt;BR&gt;희미하게 투명한 메이의 몸을 마이는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lt;BR&gt;&lt;BR&gt;&quot;여기 있잖아. 메이는 지금 여기 있잖아!&quot;&lt;BR&gt;&lt;BR&gt;&quot;언니 덕분이야. 이 몸이 있는 건. 하지만 그것 때문에 희생해 온 것도 많아.&quot;&lt;BR&gt;&lt;BR&gt;메이는 무릎을 꿇어 마이와 시선을 맞춘다.&lt;BR&gt;&lt;BR&gt;&quot;언니의 성장이 멎어 있는 것도 그 때문이잖아. 원래였으면 지금의 나처럼 되어 있어야 하는데. 계속 어린아이인 채로 있을 거야?&quot;&lt;BR&gt;&lt;BR&gt;&quot;괜찮아, 그래도 괜찮으니까!&quot;&lt;BR&gt;&lt;BR&gt;&quot;안 돼. 그래서는 리키가 불쌍해. 언제까지나 로리콘이란 소리를 들을 거야.&quot;&lt;BR&gt;&lt;BR&gt;깃털처럼 부드럽게 메이가 미소짓는다.&lt;BR&gt;&lt;BR&gt;&quot;언니도 리키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행복이라는 게 어떤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lt;BR&gt;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분명히 그게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quot;&lt;BR&gt;&lt;BR&gt;마이의 커다란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살며시 닦아낸다.&lt;BR&gt;&lt;BR&gt;&quot;언니에게는 리키가 있잖아. 리키뿐만이 아니야. 이렇게 많은 동료들이 있어. 그래서 난 안심이 돼. 이제 더 이상 내가 없어도 괜찮다고.&quot;&lt;BR&gt;&lt;BR&gt;&quot;메이, 그만해.&quot;&lt;BR&gt;&lt;BR&gt;그 팔을 미야가 끌어안는다.&lt;BR&gt;&lt;BR&gt;&quot;그래, 메이가 없어져 버리면 싫어.&quot;&lt;BR&gt;&lt;BR&gt;이사나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매달린다.&lt;BR&gt;&lt;BR&gt;&quot;그려, 가지 마. 그렇게 허지 않아도 아직 뭔가 다른 방법이...&quot;&lt;BR&gt;&lt;BR&gt;&quot;고마워 모두들. 하지만 이것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야. 이대로는 아직 살아 있는 동료가 둘이나 희생되어 버려. 냉정하게 생각해. 간단한 뺄셈이잖아.&quot;&lt;BR&gt;&lt;BR&gt;&quot;그렇게 간단허게 정헐 수 있을 리가 없잖으!&quot;&lt;BR&gt;&lt;BR&gt;타이지의 성난 외침도 메이는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lt;BR&gt;&lt;BR&gt;&quot;지금은 결단을 내려야 될 때야. 원래부터 죽었던 인간이 계속 존재하고 있는 쪽이 더 이상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뿐이야.&quot;&lt;BR&gt;&lt;BR&gt;&quot;부탁이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quot;&lt;BR&gt;&lt;BR&gt;미야의 목소리는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lt;BR&gt;&lt;BR&gt;&quot;하지만 사실인걸. 시간도 없어. 알고 있잖아, 모두들.&quot;&lt;BR&gt;&lt;BR&gt;메이는 떠날 생각이다. 그 결의가, 그 강인함이 그 목소리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래서 막을 수 없다. 그런 사실을 그들은 피부로 느꼈다. 그러한 생활을 그들은 계속해 왔기 때문에.&lt;BR&gt;&lt;BR&gt;&quot;언니를 잘 부탁해, 모두들.&quot;&lt;BR&gt;&lt;BR&gt;모두를 둘러보며 메이는 웃는다.&lt;BR&gt;&lt;BR&gt;&quot;미즈호,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리키를 미워하지는 말아 줘. 리키는 단지 조금 서투를 뿐이야.&quot;&lt;BR&gt;&lt;BR&gt;미즈호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lt;BR&gt;&lt;BR&gt;&quot;츠바사, 언니가 슬퍼하면 조금이라도 마음을 가볍게 해 줘. 너라면 그게 가능하잖아.&quot;&lt;BR&gt;&lt;BR&gt;이를 악무는 것 말고 츠바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lt;BR&gt;&lt;BR&gt;&quot;신지군, 네가 마음 아파하지는 않아도 돼.&quot;&lt;BR&gt;&lt;BR&gt;&quot;제가 해 보겠어요. 제 몸안에는 마이짱의 에바도 이식되어 있으니까, 그러니까!&quot;&lt;BR&gt;&lt;BR&gt;&quot;지금의 너로는 무리야. 많이 지쳐 있는 데다 경험도 없어. 그런 상태에서 미즈호의 목숨을 맡길 수 있겠어?&quot;&lt;BR&gt;&lt;BR&gt;&quot;그렇기는 하지만, 저라면!&quot;&lt;BR&gt;&lt;BR&gt;&quot;착각하면 안 돼. 네가 받은 힘은 만능이 아니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혼동하지 마. 자신의 힘을 잘 파악하지 않으면 소중한 누군가를 희생하게 돼.&quot;&lt;BR&gt;&lt;BR&gt;실제로 떨리는 무릎을 가누는 것이 고작인 신지에게는 대꾸할 말도 없다.&lt;BR&gt;&lt;BR&gt;&quot;게다가 너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잖아. 카오루에게 도전하는 건 나를 구하는 것보다도 몇 배는 더 어려운 일이야. 힘내.&quot;&lt;BR&gt;&lt;BR&gt;아주 잠깐, 한 순간 신지는 사태를 잊고 그 미소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lt;BR&gt;&lt;BR&gt;&quot;어째서, 그렇게 간단하게... 아무렇지도 않아요?&quot;&lt;BR&gt;&lt;BR&gt;&quot;그야 좋아하는 사람을 구할 수 있는걸. 정말 좋아하는 리키를 구할 수 있어. 이렇게 기쁜 일은 없을 거야.&quot;&lt;BR&gt;&lt;BR&gt;그리고 메이는 다시 한 번 마이를 안았다.&lt;BR&gt;&lt;BR&gt;&quot;리키는 나와의 약속을 계속 지켜 와서 마이를 소중히 대해 줬어. 그러니까 이번에 는 내가 리키를 구할 차례야. 으응, 실제로 리키를 구하는 건 언니였지. 미즈호를 구하고 리키가 깨어나면 꾸짖어 줘. 하지만 바로 용서하고 뺨에다 키스를 해 줘.&lt;BR&gt;날 대신해서.&quot;&lt;BR&gt;&lt;BR&gt;&quot;안 돼, 안 된단 말이야, 메이.&quot;&lt;BR&gt;&lt;BR&gt;헛소리를 중얼거리는 것처럼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lt;BR&gt;&lt;BR&gt;&quot;지금까지 고마웠어 언니. 사랑해.&quot;&lt;BR&gt;&lt;BR&gt;말이 끝나는 것과 메이의 몸이 흐릿하게 사라져 가는 것은 동시였다.&lt;BR&gt;&lt;BR&gt;&quot;싫어, 가지 마 메이! 난 행복해지지 않아도 되니까!&quot;&lt;BR&gt;&lt;BR&gt;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 넘칠 정도로 많은 눈물이 마이의 뺨을 적신다.&lt;BR&gt;&lt;BR&gt;&quot;싫어어― 메이이이이이이!&quot;&lt;BR&gt;&lt;BR&gt;남쪽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깊은 푸른색의 왼눈을 손으로 막으며 마이는 외쳤다.&lt;BR&gt;그 손가락 사이에서 붉은 방울이 흘러 떨어졌다.&lt;BR&gt;&lt;BR&gt;&quot;언니 몸에 상처 입히지 않고 바깥으로 나가려면 이러는 수밖에 없었어. 얼굴을 더럽혀서 미안해.&quot;&lt;BR&gt;&lt;BR&gt;&lt;BR&gt;「목소리」가 들렸다. 희미하게, 사라져 없어지듯이. 그리고 이해했다. 이 피눈물이야 말로 그 날 이식된 메이의 그것이며 메이의 에바라는 것을.&lt;BR&gt;&lt;BR&gt;&quot;메이이이이이이―&quot;&lt;BR&gt;&lt;BR&gt;피눈물을 다시 밀어넣으려고 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도 금방 끝났다.&lt;BR&gt;마이의 조그만 손바닥에 아주 적은 양의 피를 남기고 메이는 사라졌다. 이제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완전하게.&lt;BR&gt;&lt;BR&gt;&quot;메이이이...&quot;&lt;BR&gt;&lt;BR&gt;마이의 얼굴 반쪽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리고 그 왼눈은 오른쪽과 같은 활엽수의 녹색으로 바뀌어 있었다.&lt;BR&gt;텐마가 말없이 마이에게 가까이 다가선다. 마이의 얼굴을 물들인 붉은색에 오른손엄지손가락을 대고 한 가닥 닦아낸다.&lt;BR&gt;&lt;BR&gt;&quot;메이는 사라졌다. 허나 오늘밤만은 우리들과 함께다.&quot;&lt;BR&gt;&lt;BR&gt;그리고 자신의 왼뺨에 붉은 선을 그린다. 마치 전사의 화장처럼.&lt;BR&gt;고개를 끄덕이고 타이지가 그 뒤를 따랐다. 계속해서 츠바사가, 미야가 이사나가,그리고 사요코가. 왼뺨에 동료를 새긴다.&lt;BR&gt;&lt;BR&gt;&quot;자아, 마이. 미즈호를 구해 주렴.&quot;&lt;BR&gt;&lt;BR&gt;사요코가 부드럽게 마이의 귓가에서 속삭인다. 두 눈 가득히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결코 그것을 흘리는 일 없이.&lt;BR&gt;마이가 고개를 들어 사요코를 보았다. 눈을 마주친 사요코가 끄덕인다. 뭔가가 생각난 듯이 리키를 보고 츠바사의 부축을 받고 있는 미즈호를 본다.&lt;BR&gt;조용히 일어난다.&lt;BR&gt;&lt;BR&gt;&quot;미안해, 미즈호. 무서운 일을 겪게 해서.&quot;&lt;BR&gt;&lt;BR&gt;녹색을 띤 마이의 두 눈동자가 순간 진홍빛으로 불타오른다.&lt;BR&gt;&lt;BR&gt;&quot;미안해, 메이. 그치만 나, 잘해 나갈게.&quot;&lt;BR&gt;&lt;BR&gt;스스로를 타이르듯이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마이는 미즈호의 목걸이에 살며시 손을 댔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에 등골이 떨린다.&lt;BR&gt;&lt;BR&gt;&quot;바이바이.&quot;&lt;BR&gt;&lt;BR&gt;단지 그것만으로 목걸이가 부숴져 나간다. 앞뒤 두 개로 분해되는 것 같더니 바닥에 닿기도 전에 몇 개의 덩어리로 갈라지고 떨어진 충격으로 산산이 부서져 없어진다.&lt;BR&gt;&lt;BR&gt;&quot;이거 하나 때문에 메이는......&quot;&lt;BR&gt;&lt;BR&gt;얼굴을 숙였다. 그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넘쳐흐른다. 어떻게든 참아 보려고 했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의 반신이 사라졌다. 갑자기, 아무런 조짐도 없이. 계속 있었는데, 이곳에, 곁에 계속,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있어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lt;BR&gt;&lt;BR&gt;&quot;고마워, 마이짱. 미즈호를 구해 줘서.&quot;&lt;BR&gt;&lt;BR&gt;그 어깨에 신지가 손을 얹는다.&lt;BR&gt;&lt;BR&gt;&quot;내버려 둬! 내버려 두란 말이야아아...&quot;&lt;BR&gt;&lt;BR&gt;떨리는 왼뺨에 신지가 오른손을 내밀었다.&lt;BR&gt;&lt;BR&gt;&quot;나도 갖고 싶어. 받아가도 될까?&quot;&lt;BR&gt;&lt;BR&gt;얼굴을 숙인 채, 그러면서도 천천히 마이가 끄덕인다.&lt;BR&gt;&lt;BR&gt;&quot;고마워.&quot;&lt;BR&gt;&lt;BR&gt;검지와 중지가 메이였던 붉은 액체를 닦아냈다. 좌우 양쪽 뺨에 한 가닥씩 메이를 새기고 신지는 일어선다. 반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미즈호에게 다가가서 허리를 낮춘다.&lt;BR&gt;&lt;BR&gt;&quot;괜찮아?&quot;&lt;BR&gt;&lt;BR&gt;그 말에 처음으로 자신을 되찾는다. 미즈호는 우선 자신의 목으로 손을 가져가 그곳에 금속 목걸이가 없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안도했다. 그리고 눈앞의 신지를 보자두 눈 가득히 눈물이 맺힌다.&lt;BR&gt;&lt;BR&gt;&quot;네에에, 무서웠어요오.&quot;&lt;BR&gt;&lt;BR&gt;눈물이 뺨을 타고 줄줄 흐른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lt;BR&gt;&lt;BR&gt;&quot;일어설 수 있겠어?&quot;&lt;BR&gt;&lt;BR&gt;신지는 갈 생각인 것이다. 미즈호는 그것을 이해했다. 몇 분 전까지 펼쳤던 사투에서 입은 상처도 피로도 회복되지 않은 채,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려는 것이다.&lt;BR&gt;무엇 때문에. 미즈호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lt;BR&gt;알고 있었을 텐데. 그런 것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lt;BR&gt;&lt;BR&gt;&quot;미즈호? 어딘가 아파?&quot;&lt;BR&gt;&lt;BR&gt;지금 아무 데도 가지 말아 달라고 하면 조금은 주저해 줄까.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의 비열함을 저주한다. 아니야, 그게 아니야. 이제는...... 피한 시선 끝에 작게 떠는 뒷모습이 보였다. 너무나도 약해 보이는 그 뒷모습이 미즈호의 심장을 걷어찼다.&lt;BR&gt;&lt;BR&gt;&quot;미즈호?&quot;&lt;BR&gt;&lt;BR&gt;&quot;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오.&quot;&lt;BR&gt;&lt;BR&gt;얼굴를 숙인 채, 신지의 얼굴을 보지 않도록 하면서 그렇게 대답했다.&lt;BR&gt;&lt;BR&gt;&quot;발목을 삔 것 같아서어.&quot;&lt;BR&gt;&lt;BR&gt;&quot;에, 보여 줘 봐......&quot;&lt;BR&gt;&lt;BR&gt;&quot;괜찮아요오. 괜찮으니까 신지님은, 저기, 가, 가 주세요오.&quot;&lt;BR&gt;&lt;BR&gt;그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용기가 필요했던가. 아무도 눈치채지는 못할것이다. 그렇지만, 떨리고 있는 그 어깨를 뒤에 있던 츠바사만은 보고 있었다.&lt;BR&gt;&lt;BR&gt;&quot;하지만, &quot;&lt;BR&gt;&lt;BR&gt;&quot;가 주세요오!&quot;&lt;BR&gt;&lt;BR&gt;내밀려던 손을 신지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무서운 일을 겪어서 놀란 것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있으니까 괜찮겠지. 신지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고 얼굴을 미즈호에 게 조금 가까이 가져갔다.&lt;BR&gt;&lt;BR&gt;&quot;그럼, 다녀올게.&quot;&lt;BR&gt;&lt;BR&gt;&quot;아스카씨와 레이씨를 꼭 데리고 돌아와 주세요오.&quot;&lt;BR&gt;&lt;BR&gt;&quot;그래, 반드시 함께 돌아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quot;&lt;BR&gt;&lt;BR&gt;머리가 작게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신지는 미즈호 뒤에 있는 츠바사와 눈을 마주쳤다.&lt;BR&gt;'부탁해' 라고 전하고 '알았다' 라고 대답했다.&lt;BR&gt;아직 잠들어 있는 리키에게 인사하고, 동료에게 안긴 채 흐느껴 우는 마이에게 말을 걸려다 그만둔다.&lt;BR&gt;&lt;BR&gt;&quot;그럼, 갈게.&quot;&lt;BR&gt;&lt;BR&gt;오히려 스스로를 타이르듯이 그 말만을 남기고 신지는 반쯤 다리를 끌면서 도시의 중심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미즈호는 일어서려다 그 자세에서 멈춘다. 그리고 그대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lt;BR&gt;그 모습을 응시하며 양손을 움켜쥐는 미야. 눈을 꽉 감고 초조감에 현기증마저 느낀다.&lt;BR&gt;&lt;BR&gt;&quot;가렴, 미야. 가고 싶은 거지?&quot;&lt;BR&gt;&lt;BR&gt;그런 미야의 등을 사요코가 밀었다.&lt;BR&gt;&lt;BR&gt;&quot;서둘도록 혀. 리키와 미즈호는 우리들이 지키겄으.&quot;&lt;BR&gt;&lt;BR&gt;타이지의 말에 몇 초 동안만 고민했다 미야는 달려간다. 신지의 뒷모습을 쫓아서.&lt;BR&gt;뒤돌아보지는 않는다. 그것을 보면서 미즈호는 천천히 일어난다. 츠바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lt;BR&gt;&lt;BR&gt;&quot;자아, 이젠 어쩔 거여?&quot;&lt;BR&gt;&lt;BR&gt;&quot;손님이 온다. 위험한 자동기계병기가 말이지.&quot;&lt;BR&gt;&lt;BR&gt;타이지의 물음에 텐마가 대답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감정이 없는 말투로.&lt;BR&gt;&lt;BR&gt;&quot;마침 잘 됐구먼. 안 그려도 기분이 안 좋었으. 어디 한 번 날뛰어 보도록 헐까!&quot;&lt;BR&gt;&lt;BR&gt;&quot;그렇군. 이곳을 돌파당하면 신지군과 미야가 따라잡힌다. 그것만은 피해야겠지.&quot;&lt;BR&gt;&lt;BR&gt;거의 동시에 어둠의 저편에 푸른 빛의 점이 떠오른다. 그 수를 세어보다 도중부터바보 같아져서 그만뒀다.&lt;BR&gt;&lt;BR&gt;&quot;츠바사, 미즈호와 리키를 이쪽으로. 마이도 와라. 전방은 이사나와 타이지.&quot;&lt;BR&gt;&lt;BR&gt;텐마의 지시에 마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lt;BR&gt;&lt;BR&gt;&quot;으응, 나도 싸울래. 메이가 그걸 위한 힘을 나에게 돌려 줬는걸.&quot;&lt;BR&gt;&lt;BR&gt;얼굴 반쪽을 붉게 물들인 채 마이는 고개를 들었다. 믿음직스러운 빛을 발하는 활엽수와 같은 색의 눈동자. 지금은 눈앞에 닥친 곤란이 슬픔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lt;BR&gt;&lt;BR&gt;&quot;그래.&quot;&lt;BR&gt;&lt;BR&gt;&quot;응.&quot;&lt;BR&gt;&lt;BR&gt;온몸으로 끄덕이고 마이가 어둠의 저편을 노려본다. 두 눈동자가 진홍빛으로 불타오른다. 그 뒤에서 그녀의 동료들의 눈동자도 또한 붉게 물들어 간다.&lt;BR&gt;&lt;BR&gt;&quot;마이짱.&quot;&lt;BR&gt;&lt;BR&gt;등뒤에서 살며시 미즈호가 감싸안았다.&lt;BR&gt;&lt;BR&gt;&quot;신지님을 구해 줘서 고마워.&quot;&lt;BR&gt;&lt;BR&gt;&quot;그런 게 아니야.&quot;&lt;BR&gt;&lt;BR&gt;마이는 그저 어둠의 저편에서 빛나는 점을 응시하며 꼼짝도 하지 않는다.&lt;BR&gt;&lt;BR&gt;&quot;응. 그렇지.&quot;&lt;BR&gt;&lt;BR&gt;미즈호는 작게 중얼거리고는 살며시 마이의 왼뺨에 키스를 했다.&lt;BR&gt;&lt;BR&gt;&quot;갈까?&quot;&lt;BR&gt;&lt;BR&gt;&quot;응.&quot;&lt;BR&gt;&lt;BR&gt;미즈호의 흑요석을 떠올리게 하는 눈동자가 순식간에 불타오르고, 그 분홍색 입술은 선명한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lt;BR&gt;&lt;BR&gt;&quot;사키엘짱. 나를 도와 주세요오.&quot;&lt;BR&gt;&lt;BR&gt;좌우 양쪽 손바닥에 빛이 모이고, 미즈호는 떨리는 무릎에 힘을 주어 멀리 저편을 보았다.&lt;BR&gt;&lt;BR&gt;&quot;자아아, 어디서든 덤벼 보란 말이야, 예요오!&quot;&lt;BR&gt;&lt;BR&gt;총성이 그 목소리의 뒤를 이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문을 열자 그 안은 불빛으로 환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비상등의 희미한 빛에 의존하여 그곳까지 도달한 아스카는 눈이 부신 나머지 그 자리에 멈춰섰다.&lt;BR&gt;&lt;BR&gt;&quot;시간에 잘 맞췄군.&quot;&lt;BR&gt;&lt;BR&gt;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넓은 회의실 안쪽에서 천박한 목소리가 아스카를 맞이했다.&lt;BR&gt;빛에 조금 익숙해진 눈으로 돌아본다. 책상도 의자도 방의 양쪽 끝에 치워져 있다.&lt;BR&gt;텅 빈 바닥이 몹시도 넓게 느껴졌다. 그런 방의 가장 안쪽 벽에 사람이 붙어 있었다. 양손에 쇠파이프가 꽂혀 있고 양쪽 겨드랑이를 지지하는 것처럼 벽에 나이프가 꽂혀 있다. 교회에 있는 그리스도와 같은 모습으로, 아스카가 잘 아는 소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아래, 검은 전투복으로 몸을 에워싼 똑같은 얼굴의 소년들이 앉아있는 가운데 그 남자가 있었다. 노엘. EVA-R 중에서도 가장 야만적이고 가장 교활하며 가장 위험한 소년.&lt;BR&gt;&lt;BR&gt;&quot;잘 왔다. 네 친구는 보다시피 이런 상태지. 안심해라. 아직은 어떻게 살아 있으니까 말이야. 기쁘지 않냐?&quot;&lt;BR&gt;&lt;BR&gt;사냥감을 눈앞에 둔 뱀과 같은 웃음을 띤다. 원래 수려한 만큼 잔인하게 일그러진그 얼굴은 매우 추하다.&lt;BR&gt;&lt;BR&gt;&quot;네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우리들에게 거역하지 마라. 사이좋게 지내자구.&quot;&lt;BR&gt;&lt;BR&gt;일어선다. 카오루와는 정반대에 위치한, 우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움직임.&lt;BR&gt;품위 없이 힘만 센, 폭력의 효과를 충분히 숙지한 자의 시위 행위.&lt;BR&gt;&lt;BR&gt;&quot;대단한 걸 부탁하려는 건 아니야.&quot;&lt;BR&gt;&lt;BR&gt;천천히 다가온다. 뒤쳐진 듯이 그 뒤에서 얼굴이 똑같은 소년들도 일어섰다. 전부다 해서 여섯 명.&lt;BR&gt;&lt;BR&gt;&quot;누가 구해 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구. 아까 녀석들은 자아, 바로 거기 있지.&quot;&lt;BR&gt;&lt;BR&gt;노엘의 목소리와 동시에 뭔가가 카페트 바닥에 내던져졌다. 아스카가 열어젖힌 문에서 노엘과 똑같은 얼굴을 한 소년이 두 명 나타난다. 그들이 내던진 것은 카우보이 모자를 쓴 소년과 수수한 금발의 소녀. 조금 전에 아스카를 구해 주었던 라이와 요우코.&lt;BR&gt;&lt;BR&gt;&quot;조금 더 쓸 만할까 했다만, 뭐 이런 정도겠지.&quot;&lt;BR&gt;&lt;BR&gt;머리를 곤두세운 소년―킨트가 입술을 핥았다.&lt;BR&gt;&lt;BR&gt;&quot;총을 뽑을 필요도 없었다구.&quot;&lt;BR&gt;&lt;BR&gt;&quot;시간이 영원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서 끝내도록 하죠.&quot;&lt;BR&gt;&lt;BR&gt;킨트 옆에서 검은 머리를 등뒤로 흘린 요올이 억누른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표정을 지우고는 있지만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lt;BR&gt;&lt;BR&gt;&quot;어이어이, 무뚝뚝한 얼굴의 요올은 성격이 급하군 그래. 모처럼의 미인이라구,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즐기지 않으면 아깝잖냐.&quot;&lt;BR&gt;&lt;BR&gt;&quot;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quot;&lt;BR&gt;&lt;BR&gt;&quot;케헤헤헤, 화내지 말라구. 알았어, 네 차례는 내 다음으로 해 주지.&quot;&lt;BR&gt;&lt;BR&gt;&quot;그만해 둬, 처음부터 말이 통할 리가 없잖냐.&quot;&lt;BR&gt;&lt;BR&gt;이를 악무는 요올을 킨트가 제지한다.&lt;BR&gt;&lt;BR&gt;&quot;남을 조롱하는 것밖에 모르는 거냐, 녀석은.&quot;&lt;BR&gt;&lt;BR&gt;&quot;그런 녀석이다. 난 이미 포기했다.&quot;&lt;BR&gt;&lt;BR&gt;그런 대화가 등뒤에서 들려온다. 도망칠 곳도, 구해 줄 사람도 없다. 눈앞에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옷과 머리에 피가 흠뻑 배어 있다. 자신이 무리를 한 탓에 그들도 또한 상처를 입고 잡혀 버린 것이다.&lt;BR&gt;&lt;BR&gt;&quot;헷, 이쪽에도 여자가 있었나. 깨우면 즐거움이 늘어날 것 같군.&quot;&lt;BR&gt;&lt;BR&gt;&quot;그만해. 그녀는 전사다. 그런 식으로 욕보일 상대가 아니야.&quot;&lt;BR&gt;&lt;BR&gt;&quot;시끄럽다, 요올. 여자는 다 마찬가지라구!&quot;&lt;BR&gt;&lt;BR&gt;거칠게 짖어대는 노엘.&lt;BR&gt;&lt;BR&gt;&quot;흥, 미친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속이 메스꺼워질 것 같군. 그쯤으로 해 둬라.&quot;&lt;BR&gt;&lt;BR&gt;얼음보다도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는 그렇게 답했다.&lt;BR&gt;은색의 빛이 휘날린다. 잔상을 남기는 듯한 속도로 뛰어서 피하는 EVA-R 들. 비틀거리면서도 바닥에서 일어나는 요우코. 말을 듣지 않는 두 다리로 버티고 어떻게든아스카 앞에 선다.&lt;BR&gt;&lt;BR&gt;&quot;저, 저기.&quot;&lt;BR&gt;&lt;BR&gt;&quot;너를 지키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이다. 네가 그것을 거부하더라도 손가락 하나만이 라도 움직이는 이상 우리들은 그것을 완수한다.&quot;&lt;BR&gt;&lt;BR&gt;호흡을 가다듬는 요우코. 입가에서 흘러나온 피를 주먹으로 닦아내고는 붉은 침을 바닥에 뱉어냈다.&lt;BR&gt;&lt;BR&gt;&quot;다만 내 파트너는 당분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할 모양이다만.&quot;&lt;BR&gt;&lt;BR&gt;그녀들의 시선 끝에서 라이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lt;BR&gt;&lt;BR&gt;&quot;죽어 있지는 않다. 우리들은 그렇게 화사하게 만들어져 있지는 않아. 거기서 잠들어 있는 멍청이는 단순히 도움이 안 될 뿐이지.&quot;&lt;BR&gt;&lt;BR&gt;가차없는 그 말은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 아스카를 배려한 농담이었는지도 모른다.&lt;BR&gt;말투로 봐서는 전혀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았지만.&lt;BR&gt;&lt;BR&gt;&quot;이봐, 여자.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아무리 발악해 봐야 어차피 이기지 못할 게 뻔하니.&quot;&lt;BR&gt;&lt;BR&gt;과장된 몸짓으로 양손을 벌리는 노엘. 폭군의 비웃음을 얼굴 가득 띄우고 있다.&lt;BR&gt;&lt;BR&gt;&quot;솔직하게 시키는대로 하면 너도 즐겁게 해 주마. 최고의 기분으로 만들어 주지.&quot;&lt;BR&gt;&lt;BR&gt;노엘의 비웃음이 크게 울려 퍼진다. 남을 희롱하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워 어쩔 수없다는 그런 저질스런 속마음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킨트와 요올들마저도 그태도에 불쾌함을 드러낸다. 그러나 단 한 사람, 그런 공갈에도 태연하게 가슴을 펴는 자가 있었다.&lt;BR&gt;요우코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얼음을 떠올리게 하는 눈동자로 노엘을 쏘아보고 있었다.&lt;BR&gt;&lt;BR&gt;&quot;뭐야, 무서워서 목소리도 안 나오냐? 그렇다면 멋진 목소리로 울게 만들어 주지.&quot;&lt;BR&gt;&lt;BR&gt;그런 노엘의 말에 어디까지나 태연한 모습으로 요우코가 대답했다. 얼음보다도 차갑게, 나이프보다도 날카롭게.&lt;BR&gt;&lt;BR&gt;&quot;네 녀석의 (자주규제) 로는 불가능하다. 덤벼라, 물어뜯어 버려 주지.&quo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lt;BR&gt;&lt;BR&gt;&lt;BR&gt;한 편, 도시 외곽에서 크루세이더즈의 전선기지로 변한 공장 현장에서는 시시각각모이는 정보가 정확하게 기록되고 있었다.&lt;BR&gt;&lt;BR&gt;&quot;A, C, E 소대. 빌딩에 도착했습니다. 현재 방위측과 전투 중입니다.&quot;&lt;BR&gt;&lt;BR&gt;&quot;제레 빌딩, 변함 없이 전력 공급은 멈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안 시스템도 거의 작동하고 있지 않습니다.&quot;&lt;BR&gt;&lt;BR&gt;&quot;B, D, G 소대, 전개해 있던 적의 부대를 거의 토벌 완료. 빌딩으로 이동하던 중에 적의 새로운 전력과 접촉. 전투에 들어갑니다.&quot;&lt;BR&gt;&lt;BR&gt;오퍼레이터들의 보고를 들으며, 바위와 같은 소드 대령이 정면에 있는 디스플레이 의 카운트를 응시한다. 작전을 개시한 지 곧 1 시간이 경과하려 하고 있다. 폭풍은 아직 멎지 않는다. 멎기는 커녕 아직도 풍속을 높여 간다. 비도 이제는 내리는 수준이 아니다. 옆에서 매섭게 휘몰아쳐 온다.&lt;BR&gt;&lt;BR&gt;&quot;대령님, 몇 분만 있으면 최초의 소대가 빌딩 안으로 침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quot;&lt;BR&gt;&lt;BR&gt;&quot;가스는 준비되어 있겠지?&quot;&lt;BR&gt;&lt;BR&gt;&quot;네. C 병장으로 장비 교체가 끝난 H 소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quot;&lt;BR&gt;&lt;BR&gt;숨을 약간 뱉어내고 나서 소드 대령은 조용히 명령했다.&lt;BR&gt;&lt;BR&gt;&quot;빌딩 안에 돌입 후 가스 분사를 개시. 적 세력의 철저한 배제를 행한다.&quot;&lt;BR&gt;&lt;BR&gt;이곳에서도 또한 카운트 다운은 진행되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 그녀에게는 더 좋은 무대를 마련해 줄 생각이었습니다만, 제 힘이 미치지 못했습니다.&lt;BR&gt;꽤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장면이었습니다.&lt;BR&gt;만족 반 후회 반.&lt;BR&gt;뭔가를 마무리한다는 건 매우 힘들군요. 지금은 그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참입니다.&lt;BR&gt;자―아, 다음은 언제일, 까?&lt;BR&gt;nary&lt;BR&gt;2003/03/03&lt;BR&gt;&lt;BR&gt;*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일본의 (C)GAINAX 의 작품입니다.&lt;BR&gt;* 「Genesis Q」는 成重貴幸 씨의 인터넷 홈페이지 「Genesis Q」에 연재중인 